암호화폐 시장이 비트코인(BTC) 반감기를 중심으로 하는 4년 주기의 상승·하락 사이클을 따라왔다는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요 투자자와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사이클이 이미 끝났거나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이자 작가인 제이슨 윌리엄스(Jason Williams)는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상위 100개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보유한 물량이 거의 100만 BTC에 달한다”며, “이것이 바로 비트코인 4년 주기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100만 BTC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9천 9백만 달러(약 1조 3,761억 원)에 해당한다.
윌리엄스의 주장에 힘을 실은 이는 비트와이즈 자산운용(Bitwise Asse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매튜 후건(Matthew Hougan)이다. 후건은 CNBC 인터뷰에서 “2026년에 실제 양호한 수익률이 나와야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할 수 있지만, 나올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4년 주기는 사실상 종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과거 세 번의 시장 주기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항상 반감기 이후 1년 뒤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017년, 2021년 사례에서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그다음 예상 정점은 2025년에 있을 것으로 전망돼왔다. 그러나 시장의 구조 변화와 기관의 본격적인 유입,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크립토 정책이 더해지며 이전 규칙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사이클보다 거시 경제, 규제 정책, 대규모 투자자의 보유량 등 다양한 요소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는 비트코인이 점차 성숙한 자산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전통적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격 형성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