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 비트코인 로고 걸고 이더리움에 27조 투자 추진…커뮤니티 강한 반발

비트코인(BTC) 지지자들이 최근 이더리움(ETH)에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유명 애널리스트 톰 리(Tom Lee)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는 비트코인 로고를 내세운 기업이 이더리움 자금 유치를 시도한 점이 있다.

이더리움에 강한 지지를 보내며 업계에서 '이더리움판 마이클 세일러'로 불리기 시작한 톰 리는 최근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BitMine Immersion Technology)의 회장직을 맡으며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회사는 본래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출발했지만, 지난 7월 전격적으로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기업 재무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비트마인은 현재 기업 중 최대 규모의 ETH 보유량을 가진 곳으로 떠올랐다. 보유 자산 가치는 약 50억 달러(약 6조 9,5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조 루빈(Joe Lubin)이 이끄는 샤프링크 게이밍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기업은 피터 틸이 설립한 파운더스펀드와 캐시 우드(Cathie Wood)의 아크 인베스트 등 유수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앞으로 ETH 매입을 위해 최대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조달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극단적 비트코인 지지자)'로 알려진 인플루언서 gruble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 로고를 단 기업이 이더리움을 '펌핑'하기 위해 자금을 모은다는 게 매우 수상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비트마인의 공식 로고에는 비트코인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포함돼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혼선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거 CNBC를 통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던 리는 최근 ETH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그는 ETH에 대해 1만 6,000달러(약 2,224만 원)의 초강세 전망까지 제시한 상태다.

이같은 흐름을 두고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을 대표하는 '보수적' 투자자들과, 보다 진보적인 성격을 보이는 이더리움 지지자 간의 균열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특정 암호화폐 로고를 앞세운 기업이 타 코인에 대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행위가 투자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