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미국과 러시아 정상 회담을 앞두고 변동성을 보였지만,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에도 시세는 뚜렷한 방향 없이 5일 최저치 인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하락하며 전체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에서 출발해 목요일 아침 12만 4,500달러(약 1억 7,306만 원)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곧 되돌림이 이어졌다.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웃도는 수치로 발표되자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11만 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아래로 급락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의 평화 회담이 조건 없는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단기 불확실성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1만 7,500달러(약 1억 6,333만 원)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알트코인 시장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5% 급락하며 4,500달러(약 625만 원)를 하회했고, 최근 몇 주간의 상승세를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ETH는 2021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에 육박하는 4,800달러(약 667만 원) 선까지 올라섰던 직후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솔라나(SOL), 체인링크(LINK), 아발란체(AVAX), 수이(SUI), 하이퍼리퀴드(HYPE) 등 주요 알트코인은 3~7%가량 하락하며 전반적인 시장 약세를 반영했다.
한편, 멘틀(MNT)만이 예외적으로 10% 이상 급등해 1.2달러(약 167원)에 거래되며 마켓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코인은 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한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총은 2조 3,400억 달러(약 3,253조 원)까지 줄어들었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58%를 유지하고 있다. 총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약 800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 감소해 4조 500억 달러(약 5,625조 원)로 줄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회담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으나,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암호화폐 시장도 당분간 방향성 없는 보합세 속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거시 경제 지표와 지정학적 이벤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