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XRP 중심 리워드 프로그램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미니 측은 최근 공식 SNS를 통해 대문자 숨은 단어 방식의 문장을 올리며 이를 암시했고, 커뮤니티는 곧바로 해당 내용이 리플(XRP)과 연관된 신규 보상 프로그램임을 유추해냈다.
이번 발표는 과거의 갈등을 고려하면 눈길을 끈다. 제미니는 오랜 기간 XRP를 상장하지 않으며 관련 커뮤니티와 다소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2020년대 초반, 제미니가 체인링크(LINK)를 상장하면서도 XRP를 배제한 결정은 많은 비판을 자초했다. 당시 공동 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SNS상에서 XRP 지지자들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더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을 상대로 한 소송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리플은 과거 제미니에 XRP 상장을 위해 약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의 프로모션 비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미니의 XRP '배제' 정책은 금전적 거부감보다는 정책적 판단으로 비춰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후 2023년 8월, 리플이 SEC와의 법정 공방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둔 직후 제미니는 XRP 상장을 공식 추진, 이로 인해 양측의 관계는 서서히 복원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그러나 완전한 관계 회복에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제미니가 자사의 카드 서비스 가입을 독려하며 XRP 커뮤니티에 호소한 SNS 게시물은 오히려 과거의 상처를 상기시키며 역풍을 맞았다.
흥미롭게도 최근 제미니는 자사의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리플로부터 최대 7,500만 달러(약 1,043억 원)의 신용한도(Credit Line)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기업이 단순한 상장 거래를 넘어서 전략적 협력 관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제미니의 XRP 관련 리워드 프로그램은 아직 정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커뮤니티는 이를 리플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상징적인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공개될 세부 내용에 따라 XRP의 생태계 확장과 더불어, 제미니와 XRP 커뮤니티 간의 신뢰 회복 여부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