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수요 급감에 '강세 둔화' 진입…조정장 본격화 신호

비트코인(BTC)이 8월 초 상승세 이후 이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의 연속적인 매도로 가격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가 눈에 띄게 둔화되며, 상승 모멘텀은 한풀 꺾인 상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근 주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시장이 ‘매우 강세’ 국면에서 ‘강세 둔화(bullish cooldown)’ 단계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수요는 7월 정점인 17만 4,000 BTC에서 최근 5만 9,000 BTC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하던 매수세 역시 현저히 약해졌다. 특히 거대 BTC 보유 기업인 전략 인텔리전스(Strategy Intelligence)의 매입 규모는 2024년 11월 17만 1,000 BTC에서 최근 30일 동안은 2만 7,000 BTC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현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로 유입되는 자금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30일간의 순매수량은 1만 1,000 BTC로, 이는 4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크립토퀀트는 "이같은 전방위 수요 감소는 비트코인 가격 조정에 영향을 미친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며,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경우 비트코인은 당분간 조정 또는 박스권 흐름에 머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온체인 지표들도 강한 매수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Bull Score 지수는 최근 BTC가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을 돌파한 뒤 ‘매우 강세’에서 ‘강세 둔화’로 단계가 하향 조정됐다. 이러한 상황은 가격 하락 추세와도 궤를 같이한다. "강세 둔화 국면은 일반적으로 횡보장이나 소폭의 조정을 앞두고 나타난다"며, 분석기관은 "재차 강력한 수요 신호가 확인되지 않는 한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익 실현 움직임은 고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들은 지난 7월 4일 이후 최소 740억 달러(약 102조 8,600억 원)규모의 차익을 실현했고, 이날 단일 기준 하루 수익만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에 달했다. 이후 8월 16일에도 신규 고래들이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를 현금화하는 등 활발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 선에 머물고 있으며, 더 큰 하락 가능성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크립토퀀트는 "트레이더들의 온체인 실현 단가인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수준이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가격선은 강세장 내 지지력으로 작용해온 수준으로, 보유자의 순이익률이 '제로(0)'에 근접하면서 추가 매도 유인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비트코인의 현 시세는 조정기에 놓여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트렌드는 여전히 강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단기 반등을 기대한다면 수요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