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10억 개 $XRP 조기 해제로 '투명성 회복' 시도…시장 혼란 완화

리플이 이달 초 10억 개의 XRP을 잠금 해제하며 투자자들에게 이례적으로 빠른 투명성을 제공했다. 매월 반복됐던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벗어나, 이번 해제는 첫날부터 온체인 데이터에 반영되며 시장의 혼란을 줄였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 웨일얼러트(Whale Alert)에 따르면, 리플은 9월 1일(현지시간) 총 10억 개 XRP를 잠금 해제했다. XRP의 현재 시세(2.77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이는 약 27억 7,000만 달러(약 3조 8,503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그중 7억 개에 해당하는 XRP는 초기 해제 직후 다시 에스크로 계정으로 보관됐는데, 이는 리플이 지난해부터 보여온 비정형적 패턴을 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루 전에는 약 5억 개 XRP, 총 13억 8,400만 달러 상당(약 1조 9,248억 원)이 이름 없는 지갑에서 리플로 이체된 사실도 포착됐다. 이러한 사전 내부 이체는 최근 리플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움직임 중 하나로, 실제 잠금 해제가 공개되기도 전에 내부적으로 코인이 이동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거 리플은 매월 첫날 10억 개 XRP를 꾸준히 해제하고, 그중 일부는 유통에 남기고 나머지를 재잠금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는 이러한 월례 패턴이 흐트러지며 시장의 예측력을 떨어뜨렸고, 그 결과 유통 물량 대한 추적과 분석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는 과거 인터뷰에서 "10억 개 XRP는 항상 매월 첫날 자동으로 해제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누군가가 전송 트랜잭션을 네트워크에 실제로 제출하기 전까지는 원장상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엔 예외적으로 웨일얼러트에 첫날부터 정보가 잡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일시적인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XRP 가격에는 여전히 변동성이 존재한다. 기사의 작성 시점 기준 XRP는 2.77달러로 전일 대비 1.4% 하락했다.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해제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은 것은 재잠금 조치 등의 요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기 해제 예고는 리플 측에서 유통량 관리에 있어 일정 수준의 명확성을 되찾고자 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해제 규모가 거대하고 시세에 직결되는 변수인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한 달 동안의 재차 유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