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 중단도 검토”…금융위원장 후보자, 강력 규제 시사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금융시장 안정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이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대한 제도적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9월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 및 감독 방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발행 자체의 중단이나 보유자의 환매(상환) 금지 조치까지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일종의 화폐처럼 기능하면서도 법정통화의 뒷받침 없이 발행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에 대한 인가 요건도 향후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발행주체의 자격 및 감독 범위 등 구체적인 제도를 준비 중이라고 전하며, 현재 기준 마련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자본금 요건이나 발행량 제한,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층적인 보호장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국내에서 널리 유통되고 있는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별도의 규제 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해외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며, 국내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중의 안전한 자산’으로 마케팅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준비금(리저브) 확보나 회계 투명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들도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시스템 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핵심적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도적 감독 장치가 갖춰질 경우, 스테이블코인은 실물경제와 연결되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중추로 자리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규제 미비가 지속될 경우 예상치 못한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