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달러 돌파한 암호화폐 시장…비트코인 아닌 알트코인이 이끌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 번 주요 이정표를 넘어섰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4조 달러(약 5,560조 원)를 돌파하며, 2021년 강세장 후 최대치에 근접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상승세를 주도하는 주체가 비트코인(BTC)이 아닌 알트코인이라는 점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본격적인 알트시즌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시장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다. 아시아 거래 시간 기준 목요일 오전,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약 4조 600억 달러(약 5,639조 원)로 상승했다. 이는 '9월 공포(Septembear)'라는 전통적인 하락 경계 심리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의 경우 3주 만에 처음으로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를 회복했지만, 진짜 주인공은 알트코인이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미카엘 반더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자신의 SNS에서 “지금이 불마켓의 끝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지난 1.5~3년 간 하락세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의 회복장이 오히려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해석을 내포한다.

시장 지표 또한 알트코인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코인글래스(CoinGlass)와 블록체인센터(Blockchain Center)의 지수에 따르면 현재 알트시즌 지표는 76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개월 동안 주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월등한 성과를 낸 것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코인뷰로(Coin Bureau) 창립자 닉 퍼크린(Nic Puckrin)은 해당 수치가 지난해 12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이며, 알트시즌 진입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 코인더블유(CoinW)의 최고전략책임자 나사르 아크카르(Nassar Achkar)는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기관 투자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집중돼 있다”며, 알트코인이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유틸리티와 채택 수준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은 58%로, 올해 6월 66%에서 약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이더리움(ETH)의 시장 점유율이 4월 이후 두 배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본의 재분배 흐름이 본격적인 알트코인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실제 가격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비트코인은 일일 기준 2% 상승한 반면, 이더리움은 4,435달러(약 617만 원)로 3% 가까이 오르며 더 강한 추세를 보였다. 아발란체(AVAX)는 8% 이상 급등해 29달러(약 4만 원)를 기록하며, 올해 1월 이후 최고가를 돌파했다. 그 외에도 도지코인(DOGE),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 스텔라(XLM), 톤(TON) 등 주요 알트코인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장기적으로 알트코인 차트는 매우 강세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저항선에서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준으로 갈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요약하자면,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승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순한 투자 기회 그 이상으로, 향후 알트코인의 실질적 유용성과 채택이 강세장을 지속시킬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