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미국 증시와 금의 랠리 속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금 투자자로 유명한 피터 시프(Peter Schiff)가 이를 조롱하며 다시 한번 가상자산 회의론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종류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팔았다"며, 비트코인의 부진을 두고 자만에 찬 듯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고위험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금 가격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비트코인은 지난 8월 기록한 12만 4,128달러(약 1억 7,255만 원) 고점 대비 6.2% 하락한 상태다. 특히 나스닥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는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한 비트코인의 민감도가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시프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신 금과 주식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말(비트코인)을 바꿔야 할 타이밍"이라며 지금의 상황이 금 투자자에게는 완벽한 근거라고 강조했다. 현재 금값은 글로벌 경기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사상 최초로 온스당 3,600달러(약 500만 원)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시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임에도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중대한 정책 오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거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연내 첫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92%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시프는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과 주요 자산과의 디커플링 현상은 장기적 전망에 대한 회의론을 다시 부추기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일반 금융 시장과 별개로 움직이는 독립적 자산이라는 기존의 내러티브가 균열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기록적인 상승장을 보이는 증시나 금과의 경쟁에서는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피터 시프와 같은 인물들의 발언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