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핵심 개발자인 지미 송(Jimmy Song)이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당 기술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예상 밖의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디널스(Ordinals)와 BRC-20 같은 비금융성 트랜잭션이 네트워크를 스팸성 데이터로 도배하게 된 배경에는 소셜 공격면에 대한 고려 부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송은 최근 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었던 업그레이드였던 만큼, 트롤링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충분히 존재했다”며 “이러한 사회적 공격면 확장 가능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디널스를 과거 “법정화폐 사기(fiat scam)”라 묘사한 바 있다.

탭루트는 2021년 11월 요나스 닉, 팀 러핑, A.J. 타운스 등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이 주도했으며, 2018년 1월 그레고리 맥스웰이 최초로 개념을 제시한 기술이다. 이 업그레이드는 슈노르 서명(Schnorr signatures)과 스크립트 경로 지불 기능(Script Paths Spend)을 통해 다중서명(multisig)보다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인 개인 키 복구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송은 이 기능들이 현실에서는 오히려 더 복잡하게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5명 중 3명이 복구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기존의 멀티시그보다 더 많은 단계의 서명 라운드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사용자 경험이 극도로 저하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초보 사용자가 다가가기에 너무 불편한 구조는 기술 확산을 가로막는다”며 탭루트를 ‘출발도 못한 실패작’이라 규정했다.

이번 비판은 탭루트가 기대하던 프라이버시·보안 향상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되레 비트코인의 속성과 취약점을 드러나게 만들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개발 당시 기술적 개선이 중심이었으나, 사회적·문화적 리스크까지 포괄하지 못한 설계가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후폭풍을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