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로 비트코인보다 43% 더 번다고?…녹여 팔기, 진짜 가능한 전략일까
최근 미국 5센트짜리 동전, 즉 ‘니켈’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니켈을 녹여 금속으로 팔면 액면가보다 43%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비트코인(BTC)을 모두 팔고 니켈로 갈아타는 전략이 타당한 판단일까?
논란의 출발점은 니켈 동전에 사용되는 합금 성분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5센트 동전은 구리 75%, 니켈 25%로 구성된 '쿠프로니켈'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시장에서 이 금속의 가치는 동전의 액면가인 5센트(약 73원)를 훌쩍 웃돈다. 정확히는 동전 한 개에 들어 있는 3.75g의 구리와 1.25g의 니켈의 원자재 가치를 따지면 동전 하나의 가치가 약 7.1센트(약 104원)에 해당한다. 이는 단순 계산상 액면가보다 43% 더 높다.
이런 아이디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회자돼 왔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테디’라는 이용자가 X(옛 트위터)를 통해 "모든 비트코인을 니켈로 바꿨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트렌드는 지난해부터 내려오던 농담성 밈(meme)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일 미첼’이라는 유튜버가 25만 달러(약 3억 6,588만 원) 어치의 니켈을 모았다고 주장했으나, 이후엔 단순 장난이었다고 시인했다.
비트코인 한 개, 니켈로 바꾸면 얼마?
그렇다면 수치상으로 이 전략은 실현 가능한 걸까? 현재 비트코인 1개 가격은 7만 2,397달러(약 1억 5,857만 원)다. 이 금액으로 5센트짜리 동전을 구매해 녹이면, 동전에 포함된 구리와 니켈 금속만으로 약 10만 3,773달러(약 2억 1,612만 원) 상당의 가치가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 구리는 톤당 1만 3,247달러(약 1,938만 원)로 지난 1년간 33% 올랐고, 니켈은 1만 7,330달러(약 2,536만 원)로 11.4% 올랐다. 두 금속 모두 전기 배선, 스테인리스강, 전자기기, 자동차 부품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물질이다.
그러나 이론은 실제와 다르다. 우선 금속을 얻기 위해선 동전을 녹여야 하는데, 이는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구리의 융점은 약 1,085°C, 니켈은 1,455°C에 달해 일반 화로나 야외 불로는 도달하기 어렵다. 이외에도 특수 장비, 연료, 화학약품 등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화학적으로 금속을 분리하는 정제법도 있지만 이 역시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고, 금속을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프리미엄 가격을 받기는 쉽지 않다.
‘톤’ 단위 보관과 운송, 그리고 법적 리스크
물리적 보관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1만 달러(약 1,463만 원) 어치의 니켈 동전 무게는 약 1톤으로, 소형차 한 대와 맞먹는다. 10만 달러(약 1억 4,635만 원) 어치라면 아프리카 코끼리 두 마리에 필적하는 무게다. 이 엄청난 양을 보관하거나 판매처에 운송하려면 막대한 물류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 전략의 가장 큰 장애물은 ‘합법성’이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1센트와 5센트 동전은 금속 가치가 올라 대량으로 녹여 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수출, 녹이기 혹은 변형’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위반 시 최고 1만 달러(약 1,463만 원)의 벌금 또는 최대 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결론: 법과 현실을 외면한 ‘과장된 차익’
니켈을 녹여 차익을 얻는 전략은 겉보기에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불법적이며, 효율도 떨어지는 시나리오에 가깝다. 투자 수단으로서의 실현 가능성이 낮고, 실행을 위한 자원과 법적 위험까지 감안하면 현실성은 거의 없다.
반면 비트코인은 언제 어디서든 클릭 몇 번으로 전 세계로 이동이 가능하고, 일일 거래량도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2016년 이후 수익률은 1만 8,500%로, 금속 가격의 단기 급등을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돼지저금통을 열어 동전을 녹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비트코인을 조용히 보유(‘HODL’)하는 쪽이 훨씬 나은 전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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