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첫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벌써 두 차례 11만 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를 터치하며 4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시장의 낙관론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뿐 아니라 암호화폐 전반에 걸쳐 매수세가 활발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아시아 기준 9월 18일 오전 작성 시점 현재 11만 6,600달러(약 1억 6,211만 원)로 소폭 눌림을 받은 상황이다. 전일 대비 약 1.5%, 주간 기준으로는 약 5% 상승해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Fed의 금리 인하가 유동성을 촉진시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같은 고위험 자산은 이처럼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 특히 강세를 보여왔다.
이미 이런 기조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명 암호화폐 이코노미스트 알렉스 크루거(Alex Krüger)는 “금리 인하가 시장에 미리 반영됐더라도, 앞으로 주식과 비트코인 모두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폭발적인 움직임을 너무 자주 잊는다”고 강조했다.
‘Ash Crypto’로 활동하는 또 다른 분석가 역시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국채와 같은 저위험 자산에서 암호화폐로 자산 이동이 본격화된다”며 “ETF 승인, 친(親)크립토 행정부, 명확한 규제환경 등의 긍정적 촉매가 유입 자금과 맞물리면 4분기에는 포물선형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사이코델릭(Sykodelic)’은 “지난번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 시장은 급등장을 겪었다”며 “지금과 당시 상황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왜 금리 인하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편,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최근 연준의 금리 정책 외에도 ‘세 번째 임무’로 언급되는 수익률곡선 통제(Yield Curve Control, YCC)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만약 미국 정부가 장기금리 억제를 시도한다면 비트코인은 현재보다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금리 인하가 가져올 달러 약세도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달러화는 올해 들어 주요 통화 대비 12%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이자 ‘디지털 금’이라고 보는 시각이 여전한 만큼, 달러 약세는 비트코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립자 톰 리(Tom Lee)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Fed의 금리 완화 복귀가 “시장 신뢰를 되살릴 것”이라며 “유동성 회복이 실질적 지표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마지막 분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모두 “괴물 같은 상승”을 보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한 낙관론을 내비쳤다.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 닥칠 변동성은 피할 수 없겠지만, 시장은 이미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기관 자금의 재유입과 함께 촉발될 대규모 사이클이 2025년을 마무리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