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다양한 암호화폐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최초의 다중 토큰 상장지수펀드(ETF)인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대형주 펀드(GDLC)'를 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창립자 배리 실버트(Barry Silbert)는 이번 ETF 승인을 두고 “획기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그레이스케일이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 모델을 다시 한번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이 ETF는 지난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전환을 처음 승인한 이후 한 차례 보류되었지만, 최종적으로 정식 출시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GDLC ETF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솔라나(SOL), 에이다(ADA), 그리고 XRP 등 주요 알트코인까지 포함해 사용자에게 폭넓은 분산 투자를 제공한다. 특히 XRP는 펀드 전체 구성 중 5.2%의 비중을 차지해 세 번째로 큰 투자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는 XRP에 대한 제도권의 신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GDLC는 원래 2018년 공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 형태로 시작됐다가, 이후 장외시장(OTC)을 통해 공개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ETF 전환은 정식 감독 하 상장 상품으로의 도약을 의미하며, ETF 자산 규모는 약 9억 1,560만 달러(약 1조 2,733억 원)에 달한다.

그레이스케일의 CEO 피터 민츠버그(Peter Mintzberg)는 “GDLC가 시장에 신속히 정식 상장할 수 있도록 팀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혁신적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ETF 출시는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암호화폐 ETF 시장의 확장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그레이스케일은 SEC와의 법적 다툼 끝에 비트코인 ETF 승인을 이끌어낸 주체로, 2024년 이후 이더리움 ETF로 확장을 주도하며 제도권 흐름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그레이스케일의 대표 상품인 비트코인 신탁 ETF 'GBTC'의 운용자산은 약 205억 달러(약 28조 4,450억 원)에 달해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GDLC의 성공 여부가 향후 다양한 암호화폐 ETF 구조 개발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