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장기 보유 물량이 사상 최대치로 증가하면서, 유통 시장의 유동성이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7년 이상 매도 이력이 없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보유 중인 ‘비유동성 공급량(illiquid supply)’이 14.3만 BTC에 도달했다. 전체 발행량 기준으로 볼 때, 이는 전체 공급량의 72% 이상이 사실상 시장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비유동성 공급량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올해 1월 1일 이후 약 42만 2,430개의 BTC가 새롭게 비유동성 주소로 전환되며,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기 시세 차익이 아닌, 장기 보유를 목표로 한 전략적 매입이 대거 늘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로 매일 새롭게 유입되는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덩치 큰 투자자들, 즉 고래(whale)들이 이 공급량을 3배 이상 빨아들이고 있다는 데이터도 나왔다. 이는 신규 채굴 물량에 비해 수요가 훨씬 앞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급이 빠르게 잠기고 있는 상황은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가격 변동성 확대 및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은 약 1,992만 개로, 그 중 1,430만 개가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고 장기 보유 주소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반감기 이후 공급 압박이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향후 몇 주 내에 사상 최고가를 갱신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크립토 행보와 거시 경제 이슈로 투자심리가 요동치는 와중에도, 장기 투자자 중심의 매입세가 굳건하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