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매도세 속에서 XRP이(가) 하루 만에 기록적인 청산 불균형을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XRP 파생상품 시장에선 약 7,905만 달러(약 1,099억 7,950만 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는데, 이 가운데 약 7,816만 달러(약 1,086억 4,240만 원)가 ‘롱(매수)’ 포지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숏(매도) 포지션의 청산액은 불과 89만 달러(약 123억 7,100만 원) 수준에 그치며 양자 간 차이가 무려 8,782%에 달했다.
이 같은 XRP 청산 불균형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퍼진 강제 청산 랠리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통계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한 청산 총액은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3,213억 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청산액만 15억 9,000만 달러(약 2조 2,101억 원)에 달해 투자자 다수가 낙관론에 베팅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약 5억 달러(약 6,950억 원), 비트코인(BTC)은 2억 8,500만 달러(약 3,961억 5,000만 원) 규모의 청산을 기록했지만, 청산 방향성과 격차 면에선 XRP의 수치가 단연 이례적이다.
이날 XRP 가격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트레이더들에게 생생한 ‘롤러코스터’를 선사했다. 가격은 2.88달러에서 2.66달러까지 급락한 뒤 약간 회복돼 2.8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가격 변동은 일부 투자자들의 포지션을 순식간에 전소시켰으며, 이는 곧 시장 유동성에도 직접적인 충격파로 작용했다. 특히 XRP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속에서 많은 투자자가 한 방향으로 쏠린 결과가 되레 시장 안정성을 뒤흔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처럼 청산이 특정 방향으로 극단적으로 편중되는 현상은 전체적인 변동성 확대와 연결되며, 투자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적으로 다시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뚜렷한 기술적 지지선 확보 전까지 XRP 투자에선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번 폭락은 단지 청산 그 자체보다, 시장 심리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한 방향에 쏠릴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