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XRP의 소각량 급감과 시바이누(SHIB), 도지코인(DOGE)의 기술적 약세 신호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XRP의 희소성 기반 상승 기대감이 약화되며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XRP의 거래 수수료 기반 소각 메커니즘은 지난 9월 21일 단 하루 동안 고작 163개 수준의 XRP만 소각되며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소각률을 기록했다. 이는 7~8월 일시적인 네트워크 수요 증가 당시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아, 공급 측면에서의 XRP 희소성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각은 리플(XRP) 네트워크 사용자가 거래를 마칠 때 수수료 개념으로 진행되며, 액수도 보통 1센트 이하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600억 개에 달하는 순환공급량 가운데 실질적인 제거 수단이 없어, 수요 증가 외에 가격 상승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시바이누(SHIB) 역시 이중 악재에 휘말렸다. 시바리움(Shibarium)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플래시론 해킹 피해로 인해 주요 검증자 12곳 중 10곳이 탈취된 데 이어 약 920억 SHIB와 224.57 ETH도 유출돼 자산 회수 가능성에 의문이 커졌다. 현재까지도 시바리움 브리지는 가동 중단 상태이며, 대규모 투자자의 자금 흐름도 점점 부정적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특정 ‘고래’들의 순유입(Netflow)이 음수로 떠 있다는 점은, 이들이 보유량을 줄이고 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동시에 거래소 간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경우는 긍정적인 축적(accumulation)보다는 신중한 접근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도지코인(DOGE)은 최근 수 시간 내 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뚫고 하향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을 보이며 기술적 하락 신호를 나타냈다. 지난 9월 19일 이후 하락세에 접어든 도지코인은 0.2889달러(약 402원) 고점 대비 0.2631달러(약 366원)까지 밀린 뒤 다시 0.267달러(약 371원)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주간 손실률은 약 5.46%에 달한다. 다만 일부 기술 분석가들은 0.29달러를 상회할 경우 0.36달러(약 500원) 이상까지 상승할 여력을 지적하며 단기 반등 여지를 열어뒀다.
이번 세 종목 모두에 영향을 준 공통 요인은 투자자 신뢰 하락과 내부 기술적 한계 노출이다. 특히 XRP의 경우 희소성이라는 내러티브가 약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만한 근본적인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시바이누와 도지코인은 보안성과 기술적 저항선 측면에서 각각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레이더들과 투자자들은 뉴럴한 관망세보다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방향을 옮기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