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강탈 납치 사건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두 형제가 총기를 들고 가정집을 침입해 가족을 9시간 동안 인질로 붙잡고 강제로 디지털 자산을 탈취한 이 사건은, 피해자에게서 약 800만 달러(약 111억 2,000만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빼앗는 범죄로 이어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형제뿐 아니라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제3자의 존재 가능성에 주목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9월 19일, 미네소타 그랜트 지역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의 부친이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밖으로 나간 순간, 레이먼드 크리스찬 가르시아와 이사야 안젤로 가르시아 형제가 AR-15 스타일 소총과 산탄총을 들고 기습했다. 이들은 피해자를 차고로 끌고 가 결박한 후 집 안으로 들여보냈고, 그의 아내와 아들까지 위협해 바닥에 눕히고 손을 묶은 채 억류했다.
범행의 목적은 철저히 계획된 암호화폐 탈취였다. 이사야는 피해자에게 암호화폐 계정에 접속하도록 강요했고, 송금이 이루어지는 동안 두 형제는 제3자와 지속적으로 통화하며 지시를 받는 정황이 포착됐다. 피해자는 자산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3시간 거리 외곽에 있는 별장까지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고, 형제 중 이사야는 그를 데리고 현장으로 이동해 남은 자산까지 송금하게 만들었다.
총 피해 규모는 800만 달러, 한화 약 111억 2,000만 원에 달했다.
한편, 집에 남아 있던 피해자의 아들은 형제 중 한 명이 별장으로 이동한 틈을 타 재빨리 911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속히 현장에 도착했고, 레이먼드 가르시아는 뒷문으로 달아나다 체포됐다. 도주 중이던 이사야는 차량과 무기를 버린 채 도보로 인근 중학교로 접근했고, 이에 학교는 홈커밍 풋볼 경기를 긴급 취소하며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이후 수사당국은 CCTV 분석과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이들 형제를 사건 발생 3일 뒤인 9월 22일, 텍사스에서 검거했다. 다음 날 이들은 주법에 따라 납치, 무장 강도, 중범 주거침입 등 7개 혐의로 기소됐고, 9월 24일에는 연방 납치 혐의까지 추가로 적용됐다.
조셉 H. 톰슨 미국 연방 검사는 “이번 사건은 미네소타 주민 모두에게 공공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며 “폭력과 범죄가 일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수사를 이끈 FBI 알빈 M. 윈스턴도 “가르시아 형제는 한 가족의 삶을 파괴했으며, 연방‧주‧지방 당국의 협력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증가하는 보안 리스크를 다시금 부각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복잡한 기술 기반의 금융 자산이지만, 물리적 위협 앞에서는 사용자 보호 장치가 여전히 허술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수사 당국은 제3자의 역할이 사건의 핵심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