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솔라나(SOL), XRP, 에이다(ADA)를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19b-4 서류를 일괄 철회하면서, 이들 프로젝트의 기관 ETF 진입 가능성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조치는 시장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던 알트코인 ETF 논의에 찬물을 끼얹으며,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넘기 힘든 벽임을 재확인시켰다.

SEC가 철회한 서류에는 라이트코인(LTC), 도지코인(DOGE), 폴카닷(DOT), 헤데라(HBAR) 등 다양한 프로젝트는 물론, 이더리움(ETH) 스테이킹 기반 ETF도 포함돼 있다. ETF 상장이 가능한 규정에 따라 제출됐던 이들 서류는 SEC 내부의 정리 절차를 통해 더는 심사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이는 알트코인 중심 ETF 출시에 대한 당분간 기관 접근 통로가 봉쇄됐음을 시사한다.

비트코인(BTC) 현물 ETF가 올해 초 승인되면서 대체 자산으로 주목받던 알트코인 상품들 역시 관심을 모았지만, SEC의 이번 결정은 중소형·변동성 높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여전히 유효함을 반영한다. SEC는 투자자 보호, 시장 감시, 유동성 부족 등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아 왔고 이번 조치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특히 XRP, 솔라나, 에이다는 미국 내에서 증권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자산이다. 이에 따라 규제 모호성은 ETF 심사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왔다. 이와 달리 이미 제도권 내에서 비교적 명확한 위치를 확보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기관 유입 확대의 수혜를 독점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철회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알트코인에 대한 기관 자금 유입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ETF 매커니즘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XRP나 ADA 등의 자산에 노출되기 원하는 투자자들은 현물 거래나 복잡한 파생상품에 의존해야 한다. 이는 전통 기관 투자자들이 다양한 암호화폐 자산에 접근하는 데에 장애 요인이 되며, 시장 전체 유동성과 확장성에도 제약을 준다.

한편 XRP는 이번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2.17달러(약 3,017원)에서 거래 중인 XRP는 100일 이동평균선 위를 지키며 점진적 상승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적으로 3달러(약 4,170원) 돌파가 의미 있는 지표로 판단되지만, 현재 거래량이 낮아 강한 상승세로 이어지기 위해선 더 확고한 촉매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번 19b-4 서류 철회는 단순한 서류 반환이 아닌, 미국 시장에서 알트코인 ETF가 갖는 구조적 진입 장벽을 다시금 드러낸 사건이다.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향한 ETF 자금 편중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알트코인 생태계의 제도권 채택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