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전국신탁회사(National Trust Company)’ 인가를 신청하며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을 넓히는 행보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암호화폐 기업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규제 준수 및 사업 다각화 움직임의 일환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신청과 관련해 “암호화폐 기반의 현대 금융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혁신과 성장을 위해 사업 역량과 규제 틀을 확대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 간극을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은행이 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명확한 규제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운영이 암호화폐 혁신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감독과 보안이 확보된 환경 속에서야 비로소 자신 있게 혁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 코인베이스 임직원이자 현재 탈중앙화 금융(DeFi) 전문가인 루크 영블러드(Luke Youngblood)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코인베이스가 해당 인가를 통해 “파트너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온·오프 램프(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전환 기능)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사용자 서비스 개선뿐 아니라 수익 구조에도 상당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미국 규제 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제도권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전통 금융(TradFi)’과 크립토 경제 간 연결 고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 크립토 행보를 강화하면서도 규제 명확화를 요구하는 기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인베이스의 이번 움직임은 업계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