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 셧다운 이슈와 약한 고용지표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강세장을 연출한 가운데, 전 세계 디지털 자산 투자상품이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주 종료일인 금요일까지 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는 총 59억5,000만 달러(약 8조 2,705억 원)가 유입됐다. 이는 올해 7월 중순 기록한 종전 최고치인 44억 달러(약 6조 1,160억 원)를 35% 웃도는 수치다.
이번 사상 최대 유입의 중심에는 비트코인(BTC)이 있었다. 총 유입액 중 36억 달러(약 5조 40억 원)가 비트코인 관련 펀드로 유입되며, 단일 자산 기준으로도 기록적인 자금 흐름을 기록했다. 이전 사상 최대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간 비슷한 비중으로 분산됐으나, 이번에는 비트코인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코인셰어스 리서치 총괄 제임스 버터필은 “이번 기록은 연준(FOMC)의 금리 인하 지연 반응과 최근 발표된 부진한 고용지표,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하방에 베팅하는 상품을 선택하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토요일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인 12만 5,000달러(약 1억 7,375만 원)를 넘어서는 등 강력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물 시장에서의 투자 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 간 정치적 대립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정책 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부각된 측면이 크다. 투자자들이 수익률 뿐 아니라 안전자산 대안으로서의 비트코인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음이 드러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