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단 하루 만에 극심한 폭락 사태를 겪으며 시가총액 수천 조 원이 증발했다. 하루 사이 시장 규모는 4조 1,200억 달러(약 5,726조 8,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달러(약 4,587조 원)로 급락하며 약 9,000억 달러(약 1,252조 원)가 사라졌다. 이후 어느 정도 회복에 성공해 보도 시점 기준 약 3조 6,700억 달러(약 5,101조 원)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올 최대 단기 하락으로 기록되며, 시장의 구조적인 불안을 다시금 드러냈다.
시장 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발언과 관세 정책이 있다. 그는 최근 중국이 속임수를 부리고 있다며 11월 1일부터 새로운 대중국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암호화폐 시장은 물론, 미국 증시까지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이 휘청였다. 대중적 인플루언서인 코비시레터(The Kobeissi Letter)는 “시장 전반이 이미 조정의 명분을 찾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촉발 요인이 됐다”며 과도한 레버리지와 긴 무조정 국면을 배경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비트코인(BTC)은 이번 하락 직전에 주요 고래 지갑 중 하나가 대량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추정되며, 단 하루 만에 약 2억 달러(약 2,780억 원)를 벌어들인 정황이 포착됐다. ‘불 이론(Bull Theory)’이라는 분석 계정은 이번 하락이 개인 투자자 매도로 인한 단순 패닉셀이 아닌, 구조적인 청산이었다고 강조한다. 강제 청산과 시스템적 레버리지 해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수 트레이더들은 “지금이 저점 매수(Buy-the-dip)의 기회”라며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과거와 유사하게 큰 폭 조정 이후 강한 반등이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창업자 CZ(자오창펑)는 이번 사태를 "COVID 대폭락 직전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당시처럼 폭등장이 도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크립토 불리(Crypto Bully)’는 “트럼프가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리버설은 비정상적으로 지연될 것이며,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현재보다 더 하락해 기술적 빈 공간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편,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혼란이 투자자들에게 본질적인 교훈을 준다고 말한다. 인기 트레이더 코비(Cobie)는 "이익에 대한 탐욕이 레버리지를 부르게 되고, 그 끝은 대부분 폭락"이라며 “감정적 잔고 상승 대신 장기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틸리티 없는 투기성 토큰은 멀리하고, 확신 있는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결국 수익률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라는 것이다.
이번 시장 급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닌 정책, 심리, 구조 변화가 맞물린 복합 위기였다.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에서 자유롭기 어렵겠지만, 이를 기회로 삼은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과연 반등 신호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