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 공포 심리가 극에 달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직 상승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비트코인(BTC)이 최근 10월 6일 고점 대비 약 17% 급락하며 10만 4,000달러(약 1억 4,456만 원) 선까지 후퇴하자 투자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주말 ‘공포·탐욕 지수’는 23으로,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극단적 공포 상태에 진입했다.
시장 불안의 배경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이 있었으며, 이는 4월에도 암호화폐 전체 시총에서 약 5,000억 달러(약 695조 원)를 증발시켰던 전례가 있다. 10월 들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레버리지 정리로 9,000억 달러(약 1,251조 원) 이상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며 낙폭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7만 6,000달러(약 1억 584만 원) 수준까지 붕괴되기도 했다.
하지만 숙련된 트레이더들과 분석가들은 이번 조정을 건강한 상승장 내 조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분석가 ‘Daan Crypto Trades’는 "이번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매우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는 결정적인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 ‘Sykodelic’도 시장이 장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하락은 50주 단순이동평균선 수준에서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Crypto₿irb’는 이번 사이클에서 벌써 네 번째로 극심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다음 상승장을 위한 에너지 축적 국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TF 매도 압력이 높고 10월은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공포가 정점에 달할 때 변동성이 힘을 발휘하는 법"이라며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트코인이 조정을 거치는 동안 시장 전반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말 기준 비트코인은 10만 6,000~10만 7,000달러(약 1억 4,734만~1억 4,903만 원) 사이의 좁은 폭에서 거래됐으며, 주요 저항선인 10만 8,000달러(약 1억 5,072만 원)는 뚫지 못한 상태다. 이더리움(ETH) 역시 3,900달러(약 541만 원)를 돌파했다가 주말 내내 3,850달러(약 534만 원) 수준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뚜렷한 반등 없이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분석가 ‘Mr Anderson’은 이번 상승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놓으며, 비트코인이 이번 사이클에서 14만 8,000달러(약 2억 567만 원)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중기 전망을 유지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아래로 재차 하락할 경우 장기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지만, 현재로선 시장의 장기적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