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발표로 인해 바이낸스(BNB) 창업자 창펑 자오(CZ)와 연관된 일부 토큰들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과 아스터(ASTER)는 시장 상위 상승 종목으로 부상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WLFI는 CZ에 대한 사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높은 변동성을 연출하며 12%가량 상승했다. WLFI는 미국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플랫폼의 자체 토큰으로, 최근 24시간 동안 상위 100개 암호화폐 중 세 번째로 빠르게 상승한 종목에 올랐다. 가격 기준으로는 0.14달러(약 195원) 선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바이낸스가 WLFI를 최초로 상장한 주요 거래소였지만, CZ와 WLFI 간의 공식적인 연관성은 부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스터는 WLFI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바이낸스의 지원을 받아 공개된 무KYC 온체인 파생상품 플랫폼이 발행한 이 토큰은 불과 몇 시간 만에 0.94달러(약 1,307원)에서 1.13달러(약 1,571원)까지 급등하며 20%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뿐 아니라 CZ가 아스터 초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과, 해당 플랫폼이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사용자들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체인오페라AI(COAI)는 33.5%의 급등세로 강세 종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캐시(ZEC)도 9.8% 상승했다. 솔라나(SOL) 기반 주요 프로젝트 중에서는 주피터(JUP)와 펌프펀(Pump.fun)이 시장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또한, 바이낸스 생태계 중심 암호화폐인 바이낸스코인(BNB) 역시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 BNB 가격은 곧바로 1,060달러(약 147만 원)에서 1,140달러(약 158만 원)까지 올라 7.5% 급등했으며, 이후 1,107달러(약 154만 원) 수준으로 소폭 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0월 23일, 창펑 자오에 대한 사면 결정을 발표했다. CZ는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뒤 약 4개월 동안 복역했고 현재는 석방된 상태다. 이번 사면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이른바 '암호화폐에 대한 전쟁' 기조를 종식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해석된다. 이번 결정으로 CZ는 바이낸스 경영 일선에 공식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단순한 사면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정책 기조 전환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가 재선을 노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암호화폐 친화적인 메시지를 던진 이번 조치는 향후 미국 내 블록체인 규제 및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