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소폭 조정되자 개미 투자자들이 ‘떨어질 때 사자’는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는 이같은 낙관론이 오히려 하락을 부추겼다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바닥은 공포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비트코인은 최근 11만 5,000달러(약 1억 5,950만 원)에서 11만 3,000달러(약 1억 5,670만 원)선까지 소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목소리가 급증했지만, 온체인 분석업체 샌티멘트(Santiment)는 오히려 경고장을 날렸다. 샌티멘트는 “지난 사례들을 보면 개미 투자자들의 FOMO(놓칠까 두려운 심리)가 강해질수록 가격은 추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샌티멘트에 따르면 '진짜 매수 기회'는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도리어 공포를 느끼며 반등을 기대하지 않을 때였다. 즉, 시장이 FOMO에서 FUD(공포, 불확실성, 의심) 국면으로 이동할 때에야 강한 회복세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적 저점과 기술적 저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이다.

기술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는 TD 시퀀셜(TD Sequential) 지표를 들어 현재 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매도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표는 최근 수개월간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보여주었으며, 7월의 7%, 8월의 13% 하락, 9월 반등, 10월 초 반등과 재하락까지 예고한 바 있다. 마르티네즈는 “이번에도 패턴이 유지된다면 단기 하락이 더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또 다른 분석가 닥터 프로핏(Doctor Profit)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 연준(Fed)의 양적긴축(QT) 종료를 두고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해석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QT 종료가 곧바로 양적완화(QE)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동성 부족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리포 시장의 유동성 스트레스가 2019년 당시보다 더 심각하며, 자금 조달이 거의 마비될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QE 재개는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해 연준이 실질적 유동성 투입에 나설 때까지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는 “지금은 통화 완화가 아니라 통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정일 뿐”이라며, 주식과 비트코인 모두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멘트: 최근 비트코인 시장의 움직임은 전형적인 ‘개미 매수 vs 거시 유동성 공백’ 구도다. 단기적 하락은 더 이어질 수 있으나, 지정학적 변수나 연준의 실제 정책 변화가 반전의 키가 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감정적 추종보단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