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11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에 바짝 다가섰으나, 강한 매물대에 부딪혀 결국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2000달러 관세 배당’ 공약과 미 정부 셧다운 타결 기대감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장기 보유자(LTH)의 매도세와 시장 불안 요인이 저항선 돌파를 가로막고 있다.
일본 소재 리서치 업체 XWIN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10만 7,000달러(약 1억 700만 원)에서 11만 8,000달러(약 1억 1,800만 원) 사이에 강력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며칠 새 장기 보유자들 사이에서 거래소 유입량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공급 벽이 강하게 형성된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단기 반등은 지난 11월 9일 시작됐다. 당시 가격은 10만 2,000달러(약 1억 200만 원) 아래에서 10만 4,000달러(약 1억 400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 상당수에게 1인당 2000달러(약 270만 원)의 ‘관세 배당’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직후 나타난 것으로, 2020~2021년 경기부양책에 따른 암호화폐 급등을 연상케 했다.
이어 셧다운 해소 기대감이 더해지며 비트코인은 11월 10일 한때 10만 7,000달러를 넘어섰으나, 곧바로 상승탄력이 둔화되며 10만 5,000달러(약 1억 500만 원)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XWIN은 금리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 투자 심리 약화 등을 주요 저해 요인으로 지목했다.
연준은 10월에 금리를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추가 인하는 보장할 수 없다고 언급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준 상태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친화적 정책에도 불구하고 주 정부 차원의 규제가 여전히 장애물로 작용하며 기관투자자의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LTH의 실현이익을 판별하는 LTH-SOPR 지표는 7월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해 현재 약 1.6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이는 보유자들이 수익폭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매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XWIN은 이를 ‘보유에 대한 확신 약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반전 가능성도 품고 있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MorenoDV_는 스테이블코인 공급 비율(SSR)이 과거 주기를 바닥에서 반등시킨 수준에 진입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역사적으로 SSR이 낮을 때는 대기 자본이 크립토 자산으로 유입되며 회복장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최근 비트코인의 단기 변동성이 30일 평균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유동성 테스트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큰 방향성 전환을 앞둔 전조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분석가 Doctor Profit은 ‘골든라인’으로 지칭되는 약 9만 9,200달러(약 9,920만 원) 지지선 붕괴가 임박했다고 경고하면서, 이 경우 비트코인의 강세 모멘텀이 급격히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명확한 방향 없이 갈림길에 놓여 있다. 낙관적 일정과 매크로 변수, 온체인 분석이 엇갈리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TH의 매도 압력 극복 여부가 향후 반등의 키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