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 산업이 심각한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8만 7,000달러(약 1억 2,784만 원) 가까이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굴자들은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리서치 기관 마이너위클리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대형 채굴 기업들의 평균 전력당 비용은 PH/s(초당 페타해시) 기준 44달러(약 6만 4,662원)에 이르는 반면, 현재 해시레이트 수익은 불과 35달러(약 5만 1,436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단순 마진 축소를 넘어서 대부분의 채굴자가 이익은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비트코인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1.1 ZH/s에 도달하면서 채굴 난이도는 더욱 상승하는 추세다.

채굴자들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아 있다. 하나는 보유 자금을 소진하며 가격 반등을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굴 장비를 정리하고 사업을 접는 것이다. 후자의 선택이 많아질수록 네트워크 난이도는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구조지만, 대부분의 상장 채굴 기업들은 값싼 전력 계약과 헤징 전략을 보유해 손실을 감내하며 장기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ROI(투자수익률) 문제도 치명적이다. 최신 채굴 장비조차 손익분기점 회수에 1,000일 이상 걸리는 반면, 다음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850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는 장비를 구입해도 보상이 반토막 나기 전까지 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채굴 업계 역사상 최악의 경제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가격 움직임도 채굴자들에게 위안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상 비트코인은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으며, 이평선 저항선에 계속 부딪치고 있다. 단기간 내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채굴 시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결국 이번 사이클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자금력이 탄탄하고 전기요금이 낮은 소수의 채굴자뿐이다. 나머지는 점차 운영 중단, 인수 합병, 장비 매각 등 ‘생존 전쟁’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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