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중 정책 변동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5일 KCIF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고용지표 둔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 정상화 가능성과 중국·유럽의 회복 지연이 겹치며 혼조된 흐름을 보였다. 위험자산은 단기 기대와 중기 구조적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된 환경 속에서 방향성을 찾는 움직임이 지속됐다. 주요 지표는 국가별로 상반된 신호를 내놓으며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가 19.1만 건으로 전주 대비 2.7만 건 감소해 3년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중심의 고용은 일부 개선됐지만, 연초 이후 누적 해고 규모가 117만 건에 달하며 노동시장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0%까지 상승했다. 주식시장은 소폭 반등했고 달러화는 최근 약세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까지 더해지며 강세를 보였다.
유럽은 제조업 둔화와 물가 기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49.6으로 재차 하락하며 회복세의 제약이 확인됐고,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는 2.8%로 높아지며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유럽 증시는 미국 시장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지역 내 수요 회복과 금리 인하 기대는 확연히 강화되지 않은 상태다.
일본에서는 금리 정상화 신호가 더욱 뚜렷해졌다. 일본은행이 정책금리 최종 수준이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재확인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1.94%로 1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소폭 절상되며 강세를 이어갔고, 금리 격차 축소 전망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다시 자극하며 글로벌 금리 변동성의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에서는 지방채 발행 규모가 11월 기준 10조 위안을 돌파하며 재정 의존도가 크게 확대됐다. 부동산 둔화와 세수 감소가 겹치며 지방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이는 중기적 재정 안정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국영은행들이 달러 매입을 늘려 위안화 절상 속도를 조절했고, 이는 연초 이후 약 3.3% 절상된 흐름과 맞물려 정책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 증시는 미·중 무역 관련 불확실성과 경기 모멘텀 약화로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주요 이슈로는 AI·무역·부채 리스크가 동시 부각됐다. 미국은 AI 기술 규제를 강화하며 공급망 통제에 나서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저비용·소형화 중심의 개방형 모델 확산 전략을 강화해 경쟁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무역 측면에서는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대두 수입 합의 불확실성 등 변수가 시장 불안을 높이고 있다. 세계 국채 평균 만기가 8년대 중반으로 낮아지며 단기 부채 의존이 커졌다는 분석 역시 글로벌 재정의 지속가능성 논란을 다시 자극했다.
종합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단기 완화 기대로 지지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일본의 정책 전환 가능성, 유럽의 수요 부진, 중국의 재정 의존 심화, 글로벌 부채 문제 등 구조적 리스크가 시장 방향성을 제약하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미국의 고용·물가 지표, 연준 메시지, 유럽의 물가 경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 핵심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며, 단기와 중기 신호가 충돌하는 과도기적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