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동결…트럼프 압박에도 '독립성' 고수한 파월
금리 동결을 밀어붙인 연준의 결정이 비트코인(BTC) 시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대상으로 형사조사를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했지만, 연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금리 동결…대선 앞두고 혼란 속의 결정>
현지시간 수요일 밤,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에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급격한 금리 인하를 촉구한 가운데서도 연준은 물러서지 않았다. 공식 성명에서 연준은 “경제성장이 견고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명의 이사 반대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스티븐 미런과, 파월 의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가 이견을 제시했다. 금리 동결 배경에는 정치적 독립성을 수호하려는 연준의 의지가 짙게 깔려 있다.
<연준 독립성, 정치의 소용돌이 속 시험대 올라>
기자회견에 나선 파월 의장은 현재 진행 중인 형사조사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해당 조사는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관련 예산 청문회 발언과 관련된 것으로, 트럼프 측은 이를 빌미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금리 결정을 독립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형사고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독립성은 정책결정자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채택한 민주적 공감대”라며 “이는 선거 주기에 따른 왜곡을 방지하며, 일단 무너지면 연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후임자에게 “정치에 휘둘리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금리 동결에 대해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진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연준이 아직 대배심 소환장에 응하지 않았다는 CNBC 기사를 공유하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비트코인 약세 지속…금리 인하 불확실성 확대>
금리 동결 소식은 비트코인 시장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은 파월 의장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며, 최근 수일간 9만 달러(약 1억 2,887만 원) 돌파에 연이어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 수익이 줄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하지만 당분간 추가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2026년 들어 글로벌 증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S&P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7,000포인트를 돌파했고, 금 가격도 온스당 5,000달러(약 715만 원)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크립토 자산은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정체 상태다.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감을 크게 갖긴 어렵다. 현재로서는 3월 혹은 5월 회의에서 인하 가능성이 30% 미만이며, 6월 이후 그 확률이 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는 월가 예상치와 대체로 유사한 전망을 내놓았다.
<후임자 구도 촉각…‘블랙록 출신’ 리더 가능성 부상>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블랙록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케빈 해셋을 제치고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리더는 현재 금리 수준보다 낮은 수준을 선호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금리 인하는 오히려 집값 안정화 등 가격 억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움직일 스타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은 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독립적 위치로,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기본 사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리더는 3%를 ‘균형 수준’으로 지목했으며, 연준 금리가 현재 3.5~3.75% 범위에 있는 만큼 일부 여지는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동안 연준 금리,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 역시 답보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 지표의 엇갈림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은 크립토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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