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cash(지캐시)의 최근 급등은 구조적인 상승세라기보다는 자금 회전(capital rotation)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거시 투자자 라울 팔(Raoul Pal)은 “시장 전체가 동반 상승세를 보여야 진짜 추세 전환이라 판단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급등한 Zcash, 지금은 돌려막기 흐름?

실명 기반이 아닌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분류되는 Zcash는 올해 들어 상승률 699%를 기록하며 가격이 386달러(약 57만 1,000원)까지 올랐다.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Zcash는 단독 랠리를 펼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라울 팔은 ‘When Shift Happens’ 팟캐스트에서 “이런 상승이 시장 전체적인 방향 전환이 아니라면, 지금은 단순한 자금 순환일 뿐”이라며 “Zcash가 강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다시 오르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최근 Zcash 가격은 조정을 받으며 지난 30일간 37% 하락했다.

아서 헤이즈 발언 직후 폭등…"기회가 될 수도"

Zcash의 급등세에는 유명 인물의 입김도 작용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지난 10월 Zcash가 장기적으로 1만 달러(약 1,478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발언 직후 Zcash는 하루 만에 30% 넘게 급등했다.

이처럼 주목받는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커지면서, 기관 자금도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Investments)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Zcash 투자 신탁을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 전환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도지코인(DOGE), 리플(XRP)의 ETF에 이어 프라이버시 토큰으로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관 신뢰와 시장 관심 교차…그러나 ‘추세 확정은 이르다’

Zcash는 8월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10억 달러(약 1조 4,783억 원)를 밑돌았지만, 11월 초에는 70억 달러(약 10조 3,481억 원)를 넘기며 폭발적인 기관 자금 유입을 반영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XT 익스체인지는 지난 11월 “투자자들이 익명성을 중시한 결과, 프라이버시 코인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울 팔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 가격에는 당장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다음 하락 사이클에서 다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중심 기술이 장기적으로는 유의미한 흐름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구조적 상승장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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