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연관된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은행 인가를 둘러싼 정치적 압박 논란이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맞물린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6월 4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열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및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자리에서 통화감독청(OCC) 청장 조너선 굴드는 해당 기업의 은행 인가 여부와 관련한 정치적 압박은 “트럼프가 아니라 민주당으로부터 받았다”고 정면 반박했다.
굴드는 뉴욕 민주당 소속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이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가, 아니면 트럼프 해결사로 일하는가”라고 질의하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쪽은 민주당뿐”이라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이어 법률에 따라 인가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드 리버티 논쟁…외국 자금·바이낸스 연관성 쟁점
민주당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해외 투자자 및 과거 불법 행위와 연관된 крипто 기업들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와의 연관 의혹을 들어 미국 은행 인가를 받기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트럼프가 임명한 당국자가 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 자체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굴드는 해당 기업의 신탁은행 인가 신청이 윤리 규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GENIUS’ 속도
이번 청문회는 스테이블코인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월드 리버티 역시 스테이블코인 발행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규제 방향이 곧 기업의 운명과 연결된다.
금융당국은 ‘GENIUS 법안’(미국 스테이블코인 혁신 및 확립 법)에 따른 후속 규정을 속속 준비 중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트래비스 힐은 “가까운 시일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고객 신원확인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신용조합청(NCUA) 청장 카일 하웁트만은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성을 강조하며 “결제일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금 환급이 일요일에도 가능해지고,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자금 지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대체 위험” vs “결제 혁신”…정면 충돌
반면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정부 지급을 스테이블코인으로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탈세 경제를 조장하고 달러의 대안을 공식화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셔먼은 GENIUS 법안이 스테이블코인에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점을 언급하며, 이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규제당국의 보다 촘촘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라켄 ‘마스터 계좌’ 승인…제한적 실험 단계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의 연준 마스터 계좌 승인도 도마에 올랐다. 연준의 감독 부의장 미셸 보우먼은 해당 승인에 대해 “지급결제 시스템 접근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인은 12개월의 한시적 조건으로 부여됐으며, 연준은 이를 통해 향후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이른바 ‘스키니 마스터 계좌’로 불리는 제한적 접근 모델은 향후 전체 크립토 산업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청문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결된 기업 논란을 넘어, 스테이블코인과 금융 인프라 전반을 둘러싼 미국의 정책 방향이 여전히 ‘정치와 규제’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관련 법안과 인가 결정이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