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XRP)가 업비트에서 8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30일 연속 비트코인(BTC)보다 높은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9월 21일 XRP-KRW 거래대금은 3억5000만달러(약 4816억원)로, BTC-KRW의 2억2580만달러(약 3107억원)를 웃돌았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이 기간 업비트에서 XRP 거래대금이 매일 비트코인을 앞섰다고 전했다. 업비트 원화 시장에서 특정 알트코인의 거래대금 우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셈이다.
거래대금 격차는 일부 거래일에 더 크게 벌어졌다. 8월 23일 XRP 거래대금은 4억1800만달러(약 5752억원)로 비트코인의 9310만달러(약 1281억원)보다 약 4.5배 많았다.
9월 15일에도 XRP 거래대금은 3억6800만달러(약 5064억원), 비트코인은 1억1800만달러(약 1624억원)였다. 두 자산의 거래대금 차이는 이날 약 2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가격과 거래대금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업비트 일봉 데이터에서 XRP 가격은 9월 15일 1.28달러(1749원)에서 9월 21일 1.52달러(2078원)로 약 19% 상승했다.
XRP는 가격이 하락한 날에도 거래대금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사례가 있었다. 거래대금 확대만으로 가격 상승세나 매수 우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거래대금은 일정 기간 체결된 매수와 매도 거래를 합산한 수치다. 따라서 거래대금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나 투자자별 비중을 알 수는 없다.
9월 22일 업비트의 XRP 가격은 글로벌 가격과 거의 비슷했고, XRP에 특화된 김치 프리미엄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거래대금 확대를 국내 투자자의 일방적인 매수세로 해석할 근거는 제한적이다.
9월 15일에는 미국 상원의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본회의 진행 동의안이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됐다. 미국 상원 공식 기록은 법안 심의를 위한 의사진행방해 종결 동의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클래리티 법안 표결과 XRP 거래대금 증가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두 사건의 날짜가 겹치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규제 관련 소식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별도 데이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Kaiko는 2025년 업비트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의 약 7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업비트의 BTC-KRW와 XRP-KRW 거래 건수도 다른 원화 거래쌍보다 두드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Kaiko는 거래량만으로 유동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호가 스프레드, 시장 깊이, 슬리피지를 함께 봐야 주문이 가격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체결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다.
거래대금이 급증해도 호가가 얕거나 가격 충격이 커지면 유동성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지는 XRP 거래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된 사례를 전한 바 있으며, 이번 집계 역시 거래 규모와 거래 구조를 나눠 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업비트 공식 API는 원화 거래쌍의 일봉 거래대금과 거래량을 제공한다. 그러나 거래 주체별 순매수나 30일 연속 우위가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이번 집계가 확인하는 범위는 XRP가 8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보다 많이 거래됐다는 사실이다. 국내 시장에서 XRP가 구조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단정하려면 이후 거래대금과 순매수, 호가 깊이의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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