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19조 원 규모 재건 투자 유치…공항·지하철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

시리아가 중동 내 경제 재건의 시동을 걸며 공항, 지하철 등 대형 인프라 개발을 중심으로 약 140억 달러(한화 약 19조 5천억 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13년간 지속된 내전 이후 본격적인 재건 프로젝트가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는 2025년 8월 6일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정부 주관 행사에서 공식화됐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은 현장에서 12개 전략적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해외 투자자들과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경제 재건에 있어 외부 민간자본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반정부 세력을 이끌고 현 체제를 전복한 뒤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바탕으로 정상 정부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발표된 투자 내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다마스쿠스 국제공항 재개발로, 전체 투자액 중 4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어 다마스쿠스 시내 지하철 건설에는 20억 달러가 들어가며, 이 노선은 알모아다미예에서 카분까지 길이 약 26.5킬로미터를 잇고 메제, 다마스쿠스대학교, 타흐리르광장 등 주요 지역을 경유하는 ‘그린 라인’으로 명명됐다.

생활 인프라뿐 아니라 고급 주거단지 개발도 포함됐다. 대표적으로는 다마스쿠스타워 조성 계획이 있다. 이 사업은 45층 높이의 고층 건물 4동을 중심으로, 25층 규모의 아파트 60여 동과 수영장, 골프장, 호텔, 쇼핑몰이 어우러진 일종의 ‘복합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전체 주거 공급 계획은 2만 채 이상에 이른다. 이 밖에도 홈스 지역 도시개발, 바람케타워 및 바람케몰 건설 등도 주요 투자처로 포함됐다.

각 투자에는 여러 국가의 주요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카타르의 대형 건설사인 UCC홀딩은 다마스쿠스 신공항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기업 NIC는 지하철 건설에 자금을 투입한다. 이탈리아 건설업체 UBAKO는 다마스쿠스타워 개발사업을 맡는다. 시리아 투자진흥청은 이를 통해 국제 사회의 경제적 연결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알힐랄리 투자진흥청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인프라 투자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고용 창출과 함께 국제 자본시장과의 신뢰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도 주요 외교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특사를 맡은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도 시리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언급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중동발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는 국제사회의 일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과 외부 투자자 보호 장치에 대한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다만, 시리아가 지속적으로 제도 안정성과 시장 개방성을 보여줄 경우, 향후 더 많은 외국 자본의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