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가 13년 내전 이후 국가 재건을 본격화하며, 약 140억 달러(한화 약 19조 5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공항과 지하철,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 등이 포함되며,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은 8월 6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12개 전략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다수의 해외 투자 기업과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24년 12월 반군과의 내전에서 승리한 뒤 출범한 과도정부 하에서 진행되는 가장 대규모의 외국 자본 유치 사례다.
이번 투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항공 산업이다. 탈랄 알힐랄리 시리아 투자진흥청장에 따르면, 다마스쿠스 국제공항 개발에만 40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신공항 개발에는 카타르의 대표적 건설기업 UCC홀딩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중동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다마스쿠스 도시철도 사업에 20억 달러, ‘다마스쿠스타워’ 개발에 또 다른 2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복합 쇼핑몰인 ‘바람케몰’ 등 부동산 프로젝트에도 투자가 진행된다.
이번 사업에는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다양한 국가의 투자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투자기관 NIC는 지하철 프로젝트에 자금을 댈 예정이고, 이탈리아의 투자회사 우바코(UBAKO)는 다마스쿠스타워 건설에 참여한다. 이는 시리아가 과거 정치·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인프라 개발을 넘어서, 전후 복구와 경기 회복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힐랄리 투자진흥청장은 “이런 프로젝트들은 단기적인 자산 개발을 넘어, 고용 창출과 경제 안정화의 기반이 되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파견한 시리아 특사 톰 배럭 미국 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축사에서 시리아의 역사적 가치와 지리적 중요성을 언급하며, “다마스쿠스는 수천 년간 무역과 교통의 중심지였다. 시리아는 앞으로도 중요한 중동 허브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아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유치는 내전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정책적으로는 외국인투자 촉진과 실업 해소, 사회 인프라 확충 등 다층적 목표를 담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중동 전반의 경제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