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새로운 형태의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선보이며, 금융시장 내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퇴직연금 시장에 적용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10일 한국투자증권은 '쿼터백 AI 로보일임'이라는 새로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품은 자산운용 전문사인 쿼터백자산운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별 성향과 선호도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자동 구성해준다. 이 알고리즘은 단지 고객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거시경제 지표, 기업 정보, 투자자 심리 등을 종합 분석해 경기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자산 비중을 결정한다.
서비스의 핵심은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자산운용과 이에 대한 정기적인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이다. 투자 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이 로보어드바이저는 매월 1회 이상의 정기 점검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시장 흐름을 실시간으로 체크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중장기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 방식도 비교적 간편하게 설계됐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1계좌당 1계약만 가능하며, 연간 납입 한도는 900만 원이다. 이는 현행 개인형 퇴직연금 세제 혜택 범위 내에서 정해진 한도이며, 가입자는 운용 수익 외에 세액공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파트너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이번 '쿼터백 AI 로보일임' 출시에 따라, 기존의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셈버앤컴퍼니, 업라이즈투자자문에 더해 총 4개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 이는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다양한 상품 구성을 보유한 셈으로, 투자자 맞춤형 자산관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직 이후 생활자금 마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자산관리 방식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