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4월~9월) 동안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이어지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11일 소프트뱅크그룹이 발표한 2025회계연도 상반기 결산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순이익은 2조9,240억 엔(한화 약 27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190% 증가한 수치로, 회사 역사상 최대 반기 이익이다. 이번 실적은 주로 비전펀드(Vision Fund) 사업의 회복과 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투자가 높은 수익으로 연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대형 글로벌 기술 투자 펀드로, AI 및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다. 올 상반기 비전펀드의 투자이익은 3조5,361억 엔(약 33조5천억 원)에 달했으며, 한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과 중국의 차량 호출 플랫폼 디디추싱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특히 오픈AI와 관련한 투자 성과가 두드러졌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9월 말까지 총 108억 달러(약 15조8천억 원)를 오픈AI에 투자했으며, 이로 인한 평가이익만 2조1,567억 엔(약 20조4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AI 기술이 상업적 응용 단계로 본격 진입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수익 실현을 위해 지난달 미국 반도체 설계 업체 엔비디아(NVIDIA)의 보유 주식 3,210만 주 전량을 58억3천만 달러(약 8조5천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는 현금 유동성을 높이고, 이후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내년 초에 주식을 1주당 4주로 나누는 액면분할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소액 투자자의 참여 확대가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 기업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의 향후 투자 방향이 AI, 반도체, 플랫폼 기술 등 고성장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도 이러한 전략이 고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