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CIF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고용 지표 둔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 정상화 가능성과 중국·유럽의 회복 지연이 겹치며 혼조된 흐름을 보였다. 위험자산은 단기 기대와 중기 구조적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는 가운데 방향성을 찾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주요 지표 역시 국가별로 상반된 신호를 내놓으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한 모습이다.
■ 미국: 신규실업급여 3년여 만에 최저…고용 둔화와 금리 기대가 공존
미국의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는 19.1만 건으로 전주 대비 2.7만 건 감소해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은 일부 개선됐지만, 연초 이후 누적 해고 건수는 117만 건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을 유지하며 노동시장 전반의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고용 흐름은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강화시켰고, 금융시장은 이를 반영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10%까지 상승했다. 주식시장도 소폭 반등했고 달러화는 최근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까지 더해져 강세를 보였다.
■ 유럽: 제조업 둔화와 물가 기대 상승…완화 전망은 주춤
유로존의 제조업 PMI는 49.6으로 재차 하락하며 경기 회복세의 제약이 확인됐다.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는 2.8%로 높아지며 물가 압력이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럽 증시는 미국 시장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지역 내 수요 회복과 금리 인하 기대는 뚜렷하게 강화되지 못한 모습이다.
■ 일본: 10년물 금리 18년 만의 최고…정책 정상화 시그널 확대
일본은행은 정책금리 최종 수준이 불확실하다고 언급하며 금리 정상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의 추가 인상 여지로 해석했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4%로 1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달러 대비 소폭 절상됐다. 금리 격차 축소 전망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우려까지 자극하며 글로벌 금리 변동성의 새로운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 중국: 지방채 발행 10조 위안 돌파…내수 약세 속 정책 의존 심화
중국의 지방채 발행액은 1~11월 기준 처음으로 10조 위안을 넘어서며 재정 의존도가 크게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관련 세수 감소가 겹치며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고, 이는 중기 재정 안정성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환율 측면에서는 국영은행들이 달러 매입을 늘리며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에 나섰고, 이는 연초 이후 약 3.3% 절상된 흐름과 맞물려 정책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 관련 불확실성과 경기 모멘텀 약화로 소폭 하락했다.
■ 글로벌 주요 이슈: AI·무역·부채 리스크가 동시 부각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조적 리스크가 다양한 영역에서 드러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미국이 기술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저비용·소형화 중심의 개방형 모델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하며 경쟁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대두 수입 합의 불확실성,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등 무역 변수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거론됐다. 또한 세계 국채 평균 만기가 8년대 중반으로 낮아지며 단기 부채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은 글로벌 재정의 지속가능성 논란을 다시 부각시켰다.
■ 종합 평가: 단기 완화 기대는 유지되나, 구조적 리스크가 시장 방향성 제약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단기적인 완화 기대로 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정책 전환 가능성, 유럽의 수요 부진, 중국의 재정 의존 심화, 글로벌 부채 문제 등 중기 리스크가 무게를 더하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미국의 고용 및 물가 지표, 연준의 메시지, 유럽의 인플레이션 경로,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 핵심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며, 단기와 중기 신호가 충돌하는 과도기적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