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 조치와 지정학적 불안정성 심화로 인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유조선 나포 등으로 원유 공급망을 차단하고 있다는 우려가 가격 반등의 핵심 배경이다.
12월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1.49달러(2.64%) 오른 배럴당 58.01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약 두 달 만에 최대 일일 상승폭으로,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에 따른 기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본격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날 미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 산유 지역 인근 해역에서 파나마 선적 유조선 1척을 추가로 나포했다. 이미 앞서 유사한 방식으로 2척의 유조선을 억류한 바 있으며, 이는 사실상 베네수엘라 원유 수송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려는 강경 기조의 연장선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도둑질이자 납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에서 출항하는 유조선에 해군 호위를 명령하는 등 군사적 대응을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베네수엘라 정권의 교체를 거론하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해온 만큼, 이번 조치로 인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전체 공급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 불안정성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러시아 흑해 항구에 정박한 선박을 공격한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해상 원유 수송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말 특유의 거래량 위축 속에서도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지속되는 한, 일정 수준의 가격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급등보다는 제한된 구간 내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정책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