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시 56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51달러(0.91%) 오른 배럴당 56.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 주 초 55.27달러까지 하락하며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0.78달러(1.36%) 내린 수치를 보였다.
최근 유가 상승에는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카리브해 및 동태평양 항로 이용을 전면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수출 감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베네수엘라 압박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현재 베네수엘라 정권의 상태가 미국으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마약 조직과 연계됐다고 판단하는 마두로 정권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기 집권 이후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강도 높은 제재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공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유 가격이 반등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의 에너지 시장 자문업체인 리터부쉬앤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유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회담의 향방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새로운 소식을 주시하는 가운데 주초 저점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베네수엘라 간 추가 충돌 여부에 따라 유가에 더욱 자극을 줄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는 과거부터 미국 시장에 중유(Heavy Oil)를 공급했던 주요 산유국 중 하나로, 만약 실제로 공급선이 차단될 경우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정세의 변화에 따라 오일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