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투자 문턱을 크게 높이기로 하면서, 앞으로 이 상품을 매매하려는 투자자는 현금 3천만원을 기본예탁금으로 갖춰야 한다. 최근 시장 급등락 속에서 관련 상품의 거래가 빠르게 늘자, 당국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한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026년 7월 16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대책을 논의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특정 종목 하루 수익률의 두 배 안팎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으로, 수익 기회가 큰 만큼 손실도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정부는 국내외 규제 차이를 줄이고 증시 제도를 선진화하는 과정에서 이 상품이 도입됐지만,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빠르게 불어나면서 일부 과열과 시장 불안 요인이 함께 커졌다고 판단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자 진입 요건이다. 지금까지는 기본예탁금 1천만원 기준을 충족할 때 주식 평가액 일부를 포함할 수 있어서, 실제 현금 부담이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1천만원 가운데 70%는 보유 주식 가치로 인정돼 700만원어치 주식과 300만원 현금만 있어도 투자할 수 있었고, 보유 주식 가치가 1천500만원이면 현금 없이도 요건을 채우는 경우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방식이 허용되지 않고, 3천만원 전액을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 조치는 8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거래 방식도 더 엄격해진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앞으로 1주 단위가 아니라 20주씩만 사고팔 수 있도록 매매수량 단위가 잠정 확대된다. 이 상품들은 그동안 일반 레버리지 상품처럼 1만~2만원 안팎 가격으로 발행·유통돼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 같은 기초자산보다 적은 돈으로도 접근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소 거래 단위가 커지면 단기 매매 수요가 다소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치는 증권사 전산 개발 일정을 고려해 11월 중 시행된다.
상품 가격이 실제 자산가치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괴리율 관리도 강화된다. 괴리율은 ETF의 순자산가치(NAV)와 시장 종가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지표인데, 이 수치가 커질수록 시장 가격이 본래 가치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당국은 증권사의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을 3%에서 2%로 낮추고, 적정 괴리율을 반복적으로 어긴 ETF 운용사에는 신규 상장 제한을 검토하기로 했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여 더 빠르게 경고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투자자가 이수해야 하는 사전 교육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나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새로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은 잠정 중단된다. 이미 상장된 상품도 광고와 마케팅은 할 수 없다.
회의 참석자들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주가 급등 이후 차익실현, 포트폴리오 재조정인 리밸런싱, 글로벌 인공지능 경기와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엇갈린 전망,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 구조를 함께 꼽았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463.81포인트, 6.37% 내린 6,820.60에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37.59포인트, 4.53% 하락한 791.84를 기록했다. 참석자들은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금융시장 반응은 일단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소상공인·서민 등 금리 상승에 취약한 차주의 부담 완화 대책은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고위험 상품에 대한 감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추가 규제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