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국내 정유사들과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10월 8일 회의에서 업체별 증산 규모와 시행 시점이 제시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돌포 우르소(Adolfo Urso) 이탈리아 기업·메이드인 이탈리아부 장관과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Gilberto Pichetto Fratin) 환경·에너지안보부 장관은 10월 8일 정유·연료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연다. ANSA는 이 회의가 국제 공급 차질이 국내 연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자리라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이탈리아 에너지업계 협회 우넴(Unem)을 비롯해 소나트랙, 소카르-IP, 이플롬, KPI, 알마 페트롤리, 루도일·이사브, 에니($ENI), 사라스 등이 초청됐다. 정부가 정유사에 증산을 확정 지시했는지, 업체별 생산 목표를 설정했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연료 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이다. 이탈리아 전국 도로망의 셀프서비스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9월 17일 리터당 2.143유로, 경유는 2.266유로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경유 소비세 인하를 10월 5일까지 연장했지만 인하 폭은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ANSA는 해당 가격이 이탈리아 기업·메이드인 이탈리아부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국제 정유제품 공급 차질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로 원유보다 정유제품 시장의 공급 압박이 더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중동에서는 공격과 수출 경로 제약으로 하루 약 300만 배럴의 정제능력이 멈췄다. 정제능력은 원유를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설비의 처리 규모를 뜻한다.
IEA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 공격도 러시아 정유 가동률과 석유제품 수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정제유 수출 감소와 원유 선적 변화를 다룬 본지 보도처럼 정유시설 가동과 수출 흐름이 유럽 연료시장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도 유럽 공급의 변수다. 러시아 정부는 생산자가 수출하는 경유와 선박용 연료, 가스오일에 대한 제한을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러시아 정부가 10월 이후 제한을 다시 연장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제한 기간이 추가로 늘어나면 유럽의 정유제품 조달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 회의와의 직접적인 연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유업계의 생산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IEA는 정유시설 가동 확대와 대체 공급원 확보가 이뤄지더라도 글로벌 정제 시스템이 한계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반면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2026년 8월까지 유럽연합의 배터리 전기차 비중이 21.7%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높은 연료 가격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지만, ACEA는 이탈리아 정부의 정유사 증산 논의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연료 가격은 원유 공급뿐 아니라 정유시설 가동률, 수입 경로, 수출 제한, 세금 구조가 함께 좌우한다. 따라서 이탈리아 정부가 정유사에 생산 확대를 요청하더라도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국제 정유제품 공급 상황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는 정유사와 연료업계 협회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에서 업체별 생산 목표와 원유 조달 계획이 제시될지가 향후 이탈리아 연료시장 흐름을 가를 주요 확인 사항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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