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더 높은 금리의 계좌를 찾아 가계 자금을 옮기면 은행의 저비용 예금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와 플래드가 공개한 기능은 계좌 연결과 금융 정보 제공 단계다.
토르스텐 슬로크(Torsten Slok)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파트너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27일 데일리 스파크에 실린 글에서 뮤즈와 유사한 도구가 가계 자금을 연 3.3~5.0% 금리 계좌로 옮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슬로크는 미국 체킹 계좌의 평균 금리를 0.1%로 제시하며, 가계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움직이면 은행이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저비용 예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뮤즈와 금융 계좌 연결을 지원하는 플래드(Plaid)는 9월 8일 안내문에서 미국 내 1만2000개가 넘는 금융기관과 금융 앱의 연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계좌 연결을 선택하면 플래드가 금융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안내문에는 계좌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금 이동 우려의 배경에는 고객의 낮은 은행 이동률이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를 소개한 워킹 나우리지에 따르면 예금자 94%는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도 매년 같은 은행에 자금을 둔다. 연구진은 2002~2023년 164개 은행과 신용조합의 계좌 2500만개 이상을 분석했다.
시카고대 벡커 프리드먼 연구소는 이른바 ‘잠자는 예금’이 은행 예금 프랜차이즈 가치의 평균 약 58%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잠자는 예금은 더 높은 금리를 찾아 계좌를 바꾸지 않고 기존 은행에 머무는 예금을 가리킨다.
예금자가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면 은행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조달 비용이 오르면 대출 등으로 얻는 이자와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의 차이인 순이자마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저금리 예금의 이동이 빨라질 가능성이 은행권의 우려로 거론되는 이유다.
슬로크의 전망은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산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뮤즈와 플래드의 공개 안내는 계좌 연결과 금융 정보 공유를 다루며, 계좌 간 자동 이체나 실제 예금 유출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계좌 정보를 연결하는 기능과 이용자의 자금을 실제로 옮기는 기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예금 이동이 은행의 자금 조달에 미칠 영향을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은행 예금의 이동 속도와 안정성이 논의됐다. 이번 사안은 AI 에이전트가 금융 계좌를 연결하는 단계에서 예금 이동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 다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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