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계 예금 10조유로, 생산적 투자로 연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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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계가 보유한 약 10조유로의 은행 예금을 생산적 투자로 연결하려면 금융시장 통합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올리 렌 핀란드은행 총재는 국방·에너지 전환·생산성 향상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AI 관련 자산 가격 조정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위험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렌 총재는 2026년 10월 2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 제10차 연례회의 기조연설에서 유럽의 과제로 국방, 에너지, 생산성을 꼽았다. 국방 투자를 늘리고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연구개발과 인적자본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럽 가계는 소득의 거의 15%를 저축하고, 저축액의 70%에 해당하는 약 10조유로를 은행 예금으로 보유한다. 렌 총재는 투자 재원은 충분하지만 저축을 유럽 내 생산적 투자로 효율적으로 보내는 통합 금융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저축투자연합(Savings and Investments Union)을 완성하고 유럽 공통 안전·유동성 자산의 설계를 더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공통 자산은 채권과 파생상품의 가격 기준을 제공하고 담보로 활용될 수 있으며, 글로벌 투자 유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통 자산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렌 총재는 설계가 회원국의 재정 규율을 해치지 않고 비용과 편익을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나누며 각국 국채시장에 새로운 위험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 선택은 정치권의 몫이며 ESRB는 금융 안정 측면의 분석을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 확대의 기회와 위험도 함께 짚었다. 컴퓨팅 설비와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관련 투자가 부채와 복잡한 금융 구조에 점점 더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AI 관련 자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되면 주식·신용시장으로 충격이 전파될 수 있어 위험이 쌓인 지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2026년 9월 전망에서 유로 지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6년 0.9%, 2027년 1.4%, 2028년 1.5%로 제시됐다. 물가상승률 전망은 같은 기간 각각 3.0%, 2.5%, 2.1%다. 렌 총재는 에너지 가격과 장기금리 변동 등을 들어 성장·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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