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에 AI NPC 도입… 대화하는 캐릭터 만든다

에픽게임즈가 개발한 ‘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Unreal Editor for Fortnite, 이하 UEFN)’에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캐릭터 창작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오는 하반기부터는 UEFN을 이용하는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AI 기반 NPC(Non-Playable Character)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포트나이트 안에서 다스 베이더가 실제로 말하며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선보였던 그 기술의 확장판이다.

올해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 2025’ 행사에서 에픽게임즈는 이 같은 기능을 가능케 할 도구 ‘페르소나 디바이스(Persona Device)’를 공개했다. 이 기능은 단순한 음성 합성을 넘어, 각 NPC의 성격과 말투, 반응 방식까지 사용자 정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술 시연에서는 ‘미스터 버튼즈(Mr. Buttons)’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는데, 플레이어와 유쾌하고 독특한 대화를 나누며 게임 내 몰입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스터 버튼즈는 우주적 지식을 지닌 신비로운 존재라는 설정으로, 중요한 빨간 버튼을 누르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하지만 결과는 숨긴 채 기묘하고 장난스러운 말로 흥미를 유발한다. 대화 중에는 “음”, “아” 같은 구어적 매개 언어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말하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전달한다.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의 감정 상태가 변화하며, 특정 행동(예: 문 열기 시도)에 따라 게임 세계의 구성이 반응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데모가 유저에게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기자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에서 이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첫 플레이에서는 버튼의 의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두 번째 플레이에서는 캐릭터에게 운문의 말투를 요구해 셰익스피어식의 대답을 받아내는 등, 동일한 AI로도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유명 게임 시리즈 ‘포털(Portal)’의 캐릭터들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미스터 버튼즈는 완전히 스크립트화된 성우 연기가 아닌 AI 기반 즉흥 대화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다만 인공지능의 유머와 대화 지속성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짧은 초기 체험은 신선했지만, 대화가 반복되면서 흥미도 빠르게 떨어졌다.

이와 같은 기능이 포트나이트 속 서사적 경험을 담당하게 될 경우, IP 관리와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AI 다스 베이더 데모에서 일부 유저들이 AI를 이용해 욕설과 부적절한 발언을 유도한 사건이 발생했고, 에픽게임즈는 이를 막기 위한 긴급 업데이트를 시행한 바 있다. 이에 더해 SAG-AFTRA(미국 배우노조)와 고(故) 제임스 얼 존스의 음성을 AI로 활용한 것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이처럼 UEFN의 페르소나 디바이스는 대형 게임 개발사보다 소규모 팀이나 인디 개발자들에게 더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다. AI 기반 NPC를 통해 새로운 게임 경험을 구현하거나 반복적인 콘텐츠 제작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상용화에는 플레이어의 몰입도 유지, 기술적 완성도, 법적·윤리적 고려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상당하다. 과연 AI 기반의 NPC가 게임의 내러티브와 재미를 동시에 담보할 수 있을지, 향후 게임업계의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