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시나리오 작가 호리이 유지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 행사 ‘지스타 2025’의 공식 콘퍼런스인 G-CON의 첫 번째 연사로 참여한다. 게임업계의 전설적인 인물이 한국에서 직접 강연에 나서는 것은 업계 관계자와 게임 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소식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9월 8일, G-CON의 첫 연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호리이 유지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의 스토리와 캐릭터 개발 과정을 주제로 강연한다고 밝혔다. 호리이 유지가 창작한 ‘드래곤 퀘스트’는 1986년 첫 출시 이후 일본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역할수행게임(RPG)의 전형을 세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 시리즈는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 개성으로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콘퍼런스의 전체 주제는 ‘내러티브’다.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제작의 중요성이 커지는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반영한 주제로,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자들이 참여한다. 오는 11월 1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총 16개의 세션이 준비돼 있으며, 첫날 첫 세션을 호리이 유지가 맡는다.
이어지는 세션에서도 주목할 만한 인사들이 강연에 나선다. ‘디스코 엘리시움’의 로버트 쿠르비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수석 작가 제니퍼 스베드버그-옌,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가 함께 게임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토론한다. 또한 ‘킹덤 컴: 딜리버런스 2’의 마틴 클리마 프로듀서, ‘폴아웃: 뉴 베가스’ 제작에 참여한 조쉬 소이어 등 서구권의 저명한 개발자들의 발표도 예정돼 있다.
지스타 조직위는 이날 세션 8개를 우선 공개했으며, 나머지 발표자와 프로그램 내용은 9월 중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G-CON은 게임 개발의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로서 게임의 서사와 캐릭터 창조의 본질을 조명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점차 게임산업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종합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러티브에 주목하는 이번 콘퍼런스는 향후 게임 개발자뿐 아니라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창작자 간의 협업 가능성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