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 열린 Token2049는 단순한 국제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아시아 금융허브의 힘을 증명하는 자리였으며, 글로벌 크립토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드러내는 무대였다. KBW를 마치고 곧장 싱가포르로 향한 토큰포스트 취재진이 목격한 것은 “더 크고, 더 다양하며, 더 치열한” 세계였다.

참가자 수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많았고, 그 구성이 달랐다. 단순한 참관객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빌더, 투자를 모색하는 벤처캐피털, 글로벌 인프라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국적 또한 유럽, 미국, 중동, 아시아 신흥국까지 다양했다. 단일 국가 행사를 넘어선 진정한 국제무대였다.

스폰서십의 규모는 특히 압도적이었다. 타이틀 스폰서 10곳 중 절반이 글로벌 거래소였으며, 행사장 곳곳은 셀 수 없이 많은 로고로 가득 메워졌다. 여기에 F1 그랑프리와 맞물리며 자본·기술·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거대한 스펙터클이 연출됐다. 크립토가 더 이상 변두리 산업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무대 위의 메시지도 강렬했다. 트럼프 Jr.의 등장은 행사장을 들썩이게 했고, 테더의 Paolo Ardoino 대표는 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각국의 정책 담당자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한 패널 세션은 언제나 만석이었고, 설 자리조차 부족했다. 이는 크립토가 이미 세계 경제와 정치의 주요 담론이 되었음을 웅변했다.

그러나 행사장 밖의 풍경은 달랐다. 싱가포르의 하늘은 내내 변덕스러웠다. 한순간 햇살이 쏟아지다 곧장 소나기로 바뀌는 날씨는 마치 크립토 시장의 변동성을 닮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불편은 따로 있었다. 몰려든 인파 탓에 택시를 잡기 위해 수십 분씩 줄을 서야 했다. 이는 산업의 폭발적 관심이 도시 전체를 압도했음을 방증하는 또 다른 장면이었다.

시장도 호응했다. Uptober 반등이 가시화되면서 현장은 낙관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반대로 미국 정치권은 셧다운 위기에 몰려 있었지만, 이는 오히려 아시아 금융허브의 존재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세계의 시선은 분명히 동쪽으로, 싱가포르로 향했다.

이틀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남은 생각은 단순했다. “한국도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증명해 보였다. 개방적 정책, 일관된 규제, 글로벌 네트워크.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금융허브는 현실이 된다. 한국은 이미 IT 인프라와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것은 국가적 결단과 실행이다.

2025년 10월 2일,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막을 내린 Token2049 Singapore는 글로벌 크립토 산업의 거울이었다. 그 거울 속 한국의 모습은 아직은 흐릿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행사는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이 같은 국제 무대를 열어야 한다”는 꿈을 토큰포스트 취재진의 가슴 깊숙이 심어주었다. 언젠가 그 이름은 ‘TOKEN Korea’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