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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W 2025 총평 – 세계가 모인 서울, 법제화로 모멘텀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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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W 2025는 세계의 이목을 다시 서울로 모았지만, 화려한 성과를 제도화로 연결하지 못하면 이번 기회는 바람처럼 사라질 것이다.

 토큰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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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찰나의 순간에 방향을 바꾼다.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그랬고, 20세기 말 인터넷의 등장이 그러했다. 그리고 지금,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의 물결은 또 다른 문명의 변곡점을 알리고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5)는 한국이 이 거대한 격랑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행사 규모는 압도적이었다. 메인 행사인 IMPACT에는 6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870명의 연사와 300여 개 스폰서가 참여했다. 서울 전역에서는 무려 780개가 넘는 사이드 이벤트가 이어졌다. 일주일 동안 서울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으로 들끓었다. 세계 주요 인사들이 몰려들고, 글로벌 프로젝트와 투자자들이 경쟁하듯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이 다시금 국제 무대의 조명을 받은 순간이었다.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5, 무료 기념품을 받으려는 긴 줄 옆에서 참가자들이 바닥에 앉아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하지만 그 화려한 조명 속에는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일부 현장에서는 강연이나 토론보다 기념품을 받기 위한 긴 줄이 더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라는 이름이 ‘기브어웨이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냉소도 나왔다. 산업의 대중 확산 과정에서 이런 장면이 통과의례일 수는 있지만, 한국이 진정한 기술 허브가 되려면 외형적 흥행을 넘어 실질적 성과와 내실을 쌓아야 한다.

또 다른 고민은 글로벌 경쟁이다. 이번 KBW에는 싱가포르 토큰2049 행사에 투입될 예산까지 상당 부분 흡수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토큰2049는 불과 며칠 뒤 2만 5,000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며, 1,000개의 사이드 이벤트가 예정된 KBW의 맞수다. 한국이 이번에 얻은 주목이 일시적 불꽃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메시지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축제와 동시에 시장은 냉혹한 현실을 보여줬다. 9월 22일 하루 동안 무려 15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했다. 서울은 축제였지만, 시장은 혹독했다. 산업의 낙관적 전망과 불안정한 투자 환경이 이렇게 극명하게 대비된 적도 드물다.

그럼에도 KBW는 한국의 잠재력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아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한국은 아시아 블록체인 산업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상징적이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민병덕 의원이 주요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해 디지털 자산 법제화를 촉구했다. 산업의 열기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맞물린 드문 장면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제도다. 역사는 기회를 붙잡은 나라와 놓친 나라를 가른다.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성장은 모래 위에 세운 성과 다름없다. 글로벌 자본과 프로젝트는 안정된 제도를 갖춘 시장으로 이동한다. ‘세계가 주목한 한국’이 일시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국회가 하루빨리 법안을 통과시켜 산업의 신뢰를 제도권 안에 심어야 한다.

KBW 2025는 성황과 혼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 자리였다. 한국이 블록체인 춘추전국시대의 중심에 설지, 아니면 한순간 불꽃으로 스러질지는 이제 제도화의 속도에 달려 있다. 정치권이 머뭇거린다면, 이번에 얻은 모멘텀은 바람처럼 사라질 것이다. 역사의 물결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한국이 이번에도 그 물결을 놓친다면, 두 번 다시 같은 기회는 오지 않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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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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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바다거북이

2025.09.27 14:20:3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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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코스모스

2025.09.27 14:05:45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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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25.09.27 13:31:54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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