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금이 전분기 대비 20%나 증가한 168억 달러(약 24조 1,920억 원)를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6% 늘어난 수치로, 하드웨어 기술 분야 중심의 대형 투자 유치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다만 투자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21년과 2022년 호황기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당시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분기당 지금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 조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 건수와 총 투자 금액이 동반 상승한 이번 분기 흐름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총 62억 달러(약 8조 9,28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아시아 최대의 투자 수혜국 자리를 지켰다. 이는 지난 2분기 부진의 반등으로, 엔진AI와 X 스퀘어가 각각 1억 4,000만 달러씩 확보했고, 상업용 발사체 개발사 갤럭틱에너지가 3억 3,700만 달러(약 4,847억 원)를 유치했다.

반면 인도는 같은 기간 27억 달러(약 3조 8,880억 원)로 전분기 대비 22% 감소하면서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약국 플랫폼 트루메즈가 6,500만 달러, 공간 디자인 기업 플립스페이스가 5,000만 달러를 모았지만 전반적인 투자 활약은 저조했다.

싱가포르는 24억 달러(약 3조 4,560억 원)의 투자금을 모으며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eSIM 제공업체 에어랄로의 2억 2,000만 달러 투자가 눈에 띈다. 이스라엘도 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높은 성장을 보였으며, 사이버보안 플랫폼 노마 시큐리티가 1억 달러, 지하 인프라 맵핑 기술 기업 엑소디고가 9,600만 달러를 각각 확보했다.

기타 주요 지역에서도 이례적 투자 유치가 이어졌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기반 스마트 콘택트렌즈 업체 엑스판시오는 시리즈A에서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유치했고, 한국의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스는 2억 5,000만 달러를 모으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핀테크 기업 할라는 시리즈B에서 1억 5,700만 달러를 확보했다.

투자 단계별로 보면 후기 단계 및 기술 성장 분야가 중심이었다. 총 83억 달러(약 11조 9,520억 원)가 151건의 후기 투자 또는 성장단계 기업에 투입됐다. 조기 단계 투자도 67억 달러를 유치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시드 단계 자금은 보고 기준상 다소 감소했지만 통상적으로 해당 데이터는 시차를 두고 집계되기 때문에 증가 여지가 있다.

주목할 점은 인공지능(AI) 기업 투자가 분명한 증가세를 보이며, 해당 분야가 투자 테마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관련 기업 투자금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기조적으로 일정 부분 투자활동이 살아났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글로벌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면서도 자본 유입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투자 격차를 좁혀가는 과정이 다음 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