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이미 재무부 자산이 됐다. 그러자 시장은 조용해졌다. 차트는 숨을 고르고, 투자자들은 무표정해졌다. “알트코인은 죽었다”는 말이 다시 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면, 낯설지 않다. 필자는 지난 10년 동안 네 번이나 똑같은 영화를 봤다. 비트코인이 먼저 달린다. 잠시 멈춘다. 그 다음은 늘 같았다 — 알트코인 광기.
지표는 죽은 게 아니라, 눌려 있을 뿐
알트코인 대 비트코인 비율은 지난 4년 내내 하락했다. 여러 분석에 따르면 이 비율은 현재 ‘역사적 저점’에 근접해 있다. 2017년과 2021년 모두 이런 시점 이후, 자금은 서서히 알트코인으로 돌아섰다.
스테이블코인 거래 속도도 다시 빨라지고 있다. USDT와 USDC 월간 전송량은 2024년보다 2025년에 약 35% 증가했다.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심심할 때’가 진짜 시작이다
알트코인 시즌은 언제나 지루할 때 시작됐다. 가격도, 뉴스도, 흥미도 사라진 순간. 시장 전체가 “끝났다”고 말할 때 비로소 불씨가 붙는다.
2026년을 미리 그려본다면 — 스테이블코인 유통이 더 빨라지고, 소매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을 기웃거리며, 텔레그램 봇 토큰과 밈코인이 날뛰기 시작할 것이다. AI 테마가 되살아나고, 오래된 코인들이 ‘인프라 플레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돌아올지도 모른다.
NFT는 이미 바닥에서 ‘죽은 고양이 반등(dead cat bounce)’을 보였다. 주요 컬렉션의 바닥가는 10~20%가량 회복했고, 거래량도 일부 되살아났다. 이것이 진짜 회복인지, 단기 착시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유동성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장은 없다.
유틸리티가 아니라 유동성이 만드는 계절
알트코인 랠리는 언제나 ‘기능’이 아니라 ‘돈의 방향’이 결정했다. 자금이 비트코인에서 빠져나와 머물 곳을 찾을 때, 새로운 서사가 필요할 때 — 그때 알트코인이 불붙었다.
NFT, AI, 새로운 L1, 밈코인, 봇 토큰. 내용은 달라지지만 패턴은 같다. 이번에도 ‘회전(rotation)’은 일어날 것이다.
남는 건 한 가지
소매 투자자는 다시 달려들고, VC들은 마치 자신들이 예견했다는 듯 포장하며, 마켓메이커는 스프레드로 조용히 돈을 번다. 그리고 나중에, 늦게 들어온 이들이 “사기였다”고 외친다.
이 모든 건 늘 그래왔다. 그래서 지금의 침묵이 오히려 불길하다.
알트코인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단지 지루한 구간에 들어갔을 뿐이다. 시장은 늘 그렇게 — 지루함 뒤에 광기가 있었다.
살아남는 자만이 이 계절을 버텨낸다. 생존이 곧 수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