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의 믿을 수 없을 만큼 불운하고 솔직히 불공정했던(frankly unfair) 사건들..."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리더의 품격은 남 탓이 아닌 책임감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실물자산(RWA) 토큰화 프로젝트 만트라(MANTRA)의 존 패트릭 멀린(John Patrick Mullin) CEO가 내놓은 구조조정의 변(辯)은 듣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하는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15일(현지시간) 멀린 CEO는 성명을 통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공식화했다. 그는 "만트라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결정"이라며 운을 뗐지만, 그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인식은 투자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Today, I’m sharing one of the most difficult decisions we’ve had to make at MANTRA.
— JP Mullin (🕉, 🏘️) (@jp_mullin888) January 14, 2026
After the most challenging year MANTRA has faced for a multitude of reasons, I’ve decided to restructure the company. This includes reducing our team size and parting ways with a number of…
◇ "돈은 펑펑 썼는데 억울하다?"... 황당한 상황 인식
멀린 CEO는 2024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RWA 레이어1 구축을 위해 "야심 차게 투자했다(invested ambitiously)"고 자평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무리한 확장은 독이 되어 돌아왔고, 결국 "지속 불가능한 비용 구조"라는 청구서를 받아들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실패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태도다. 그는 "장기화된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 그리고 "2025년 4월의 불공정한 사건" 탓에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영 실패를 '불운'과 '불공정' 탓으로 돌리며, 방만 경영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 팔다리 다 자르고 '시장 선도'?
이번 구조조정의 칼날이 향한 곳은 사업 개발(BD), 마케팅, 인사(HR) 팀이다. 멀린 CEO는 "2026년에는 더 날렵하고(leaner) 자본 효율적인 조직이 되겠다"며 "시장 선도 지위를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프로젝트의 성장 엔진인 마케팅과 사업 개발 인력을 내보내면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이라기보다, 당장 숨만 붙어있기 위한 '생존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성명서에 적힌 "규율 있는 실행(disciplined execution)"이란 표현은 결국 '돈 안 쓰고 버티기'의 다른 말일 뿐이다.
◇ 직원 내쫓고 코인값은 -99%... 韓 거래소는 '수수방관'
CEO가 "가장 어려운 결정"이라며 감성적인 수사를 늘어놓는 동안, 만트라(OM)의 토큰 가격은 고점 대비 99% 폭락했다. TVL(총 예치 자산) 역시 80% 이상 증발하며 생태계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문제는 이런 '좀비 프로젝트'가 여전히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닥사(DAXA)의 상장 유지 가이드라인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꼽는다. "비용 감당이 안 돼 직원을 자르고", "경쟁에서 밀렸다"고 CEO가 직접 인정한 프로젝트가 과연 지속 가능한가?
CEO는 해고되는 직원들을 향해 "다른 회사에 강력히 추천하겠다"며 위로를 건넸지만, 정작 피눈물을 흘리는 건 국내 투자자들이다. 2025년 4월 사건 당시 '러그풀(먹튀)' 논란에도 상장을 유지해 준 거래소들은, 이제 '경영 실패'를 자인한 만트라를 보며 어떤 핑계를 댈지 궁금해진다.
멀린 CEO는 성명 말미에 "2026년에는 수익성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뢰는 바닥났고, 인력은 떠났다. 남은 것은 "억울하다"는 CEO의 변명과 휴지 조각이 된 토큰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