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을 전자증권으로 공식 인정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블록체인 기반 증권 시대로 진입했다.
15일 토큰증권(Security Token) 도입을 위한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토큰증권은 발행·유통 등에 관한 정보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분산원장에 기재·관리하는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다. 분산원장을 법적 효력이 인정되는 증권 계좌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했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돼 2025년 11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12월 3일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날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됐다.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분산원장의 개념을 법률에 정의하고, 이를 전자등록계좌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명시해 토큰증권 방식의 증권 발행을 허용했다. 토큰증권을 발행하려는 발행인은 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충족해 전자등록기관에 사전 통지하고 전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분산원장은 다수의 참여자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정보를 공동으로 관리하며, 기술적 조치를 통해 무단 삭제나 사후 변경으로부터 보호되는 장부 및 관리체계를 의미한다.
토큰증권 도입을 통해 분산원장 기반의 증권 계좌 관리와 스마트컨트랙트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은 암호화 기술과 정보의 공동 관리를 통해 해킹에 의한 정보 훼손 위험이 낮아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조각투자증권(신탁 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과 같이 권리 구조가 비정형적인 신종 증권의 경우, 기초자산이나 프로젝트와 연계된 수익 분배와 인센티브 제공 과정에서 스마트컨트랙트 활용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토큰증권은 실질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므로 기존 증권 관련 제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업자가 토큰증권 중개 영업을 할 경우 무인가 영업에 해당하며, 토큰증권 공모 시에도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시 의무를 기존 증권과 동일하게 준수해야 한다. 토큰증권은 채무증권, 지분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에 포함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토큰증권 방식으로 활성화가 기대되는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허용했다. 투자계약증권은 공동사업에 투자하고 사업 성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증권으로, 현재 미술품 전시·관리·매각 사업과 한우 축산 사업 등을 중심으로 발행되고 있다.
기존 자본시장법은 투자계약증권의 비정형적 특성을 고려해 증권사를 통한 유통을 금지하고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만 허용했다. 이번 개정으로 투자계약증권도 다른 증권과 마찬가지로 증권사를 통한 중개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투자 접근성과 투자 정보 제공 수준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법률 개정안은 분산원장 기반 증권 계좌 관리 인프라 구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부 제도 정비를 거쳐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2027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법 시행과 동시에 토큰증권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해 준비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토큰증권 협의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업권과 핀테크 업권 등 시장 참여자, 학계와 연구계 전문가로 구성되며 2026년 2월 킥오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의체 산하에는 기술·인프라, 발행 제도, 유통 제도 등 3개 분과를 구성해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증권신고서 체계, 유통 공시 및 인가 체계 등 세부 제도를 설계할 계획이다.





